불교대학에 ‘공부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올봄 새학기를 시작한 전국 불교대학의 수강인원이 예년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2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전역에 불고 있는 명상열풍과 한국불교계의 선에 대한 관심 증폭이 불교대학의 면학 열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20~30대 불자와 남성불자들의 참여가 연평균 20~30% 가량 증가, 기존 40~50대 여성 재가불자 중심의 수강계층을 변화시키며 학습 분위기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변화는 본지가 최근 100여개의 불교대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드러났다.
수강인원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불광사불교대와 능인선원불교대, 인천불교대 등 서울·경기지역의 불교대학. 불광사불교대는 포교원에서 선정한 ‘2003학년도 우수교육기관’의 명성에 걸맞게 작년에 비해 2배이상의 수강생이 늘었다. 능인선원불교대 또한 기수별 모임과 재학·졸업생들의 연계활동 등으로 수강생이 눈에 띠게 증가했다. 이밖에 구미불교대와 청도불교대 등 대구·경북지역의 불교대학 또한 부처님 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 위한 재가불자들의 열기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
수강생 증가 외에 참여연령이 낮아지고, 남성불자들의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다.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충북불교대의 경우 작년까지 50대 여성불자가 주를 이뤘던 수강생층이 30대 불자로 대폭 낮아지며 전체 분위기를 젊고 활기차게 바뀌었다. 대구불교대와 경북불교대은 올해 처음으로 30대 중반부터 40대까지의 수강생들이 50%를 넘어섰다.
남성불자들의 활동도 주목할만하다. 전체 수강생의 70%가 남성불자들로 구성된 서울의 동산불교대는 남성불자신행단체인 ‘붓다클럽’을 창설, 전국에 지부를 두고 각종 봉사활동과 사회활동을 폭넓게 전개하고 있다. 부산불교교육대와 통도사불교대학, 대원불교대학, 강원불교대학 역시 정치·언론·교육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남성불자들을 중심으로 군법당과 보훈병원 등지에서 포교활동과 교육봉사활동을 벌이며 재가불자 신행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남성불자의 참여 증가는 재가불자들의 활동을 사회전반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평이다.
대구불교대 전병효 사무장은 “신행에 대한 재가불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제대로 알고 신행 하고자 하는 불자들이 늘어나면서 퇴근 후 남성불자들과 젊은 층의 불자들이 불교대학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교대학이 젊어지고 참가대상이 다양해지는 이유는 인식변화 이외에도 수강생의 눈높이에 맞춘 커리큘럼 개발과 강의진행, 자원봉사, 유적답사 등의 특활반 활동 등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의 경우, 감로사불교대와 대한불교교사대, 영축불교대 등이 요가·참선·다도·상담이론·사찰음식 만들기 등 생활에 유익한 강좌들을 개설해 지역재가불자들을 비롯한 일반시민들에게 불교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서울·경기지역의 조계사불교대, 도선사불교대, 화계사불교대 역시 마찬가지. 이들 불교대학은 수강 기수별 단위모임을 자체적으로 조직, 요양원과 보육원 등 사회의 소외된 계층에 지속적인 후원활동과 봉사활동들을 벌이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서는 금강불교대와 진주불교교양대, 울산불교교육대, 정토불교대 등이 있다.
울산불교교육대 박봉화 사무장은 “불교관련 교육과 문화활동에 대한 재가불자들의 높은 관심은 강좌의 질과 학습분위기를 향상시키고 심지어 불교대학을 증설하고 있다”며 “울산지역만도 정토사불교대, 시민불교대, 여래사불교대 등 7개 불교대학이 신설됐다”고 밝혔다. 대구·경남지역에서도 올 3월 안에 청도불교대, 선불교대 등이 신설, 첫 입학식을 봉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