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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16시 55분, 용산역을 떠난 고속철도. 객차스피커에서 음성과 목탁 소리가 흘러나왔다. 철도청불교단체협의회 조진규 의장의 발원문 낭독. 오는 4월 1일, ‘땅을 나는 열차’ 고속철도의 개통 축하와 무사고 기원을 담은 ‘열차 법회’가 열렸다.
철불협 지도법사 화암 스님은 경기도 사나사에서 한걸음으로 달려왔고, 부산ㆍ대전ㆍ안산ㆍ익산ㆍ영주 등 전국 21곳 산하단체 500여 회원들은 새벽부터 상경 길을 서둘렀다.
“오늘은 2천여 철도불자들이 고속철의 호법신장이 되겠다고 부처님께 다짐하는 날입니다. 또 우리들의 자그마한 불심을 모아 고속철의 무사한 운행을 간절히 바라는 법석이기도 합니다.”부산철도차량정비창 불자회 송영근(40ㆍ수홍) 불자의 법회참석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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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을 지나 터널구간이 끝나자 신선(新線)에 들어선 열차는 본격적으로 속력을 냈다. 느닷없는 100년만의 폭설로 순간 최고속도는 240km. 하지만 창밖 풍경으로 가늠해본 속도는 가히 ‘고속 법륜’이었다. 날리는 눈발이 수평으로 누웠고, 국도를 달리는 차들도 빠르게 ‘후진’을 했다.
“목적지까지 열차는 안전하게 달릴 겁니다. 서울과 부산이 처음과 끝이 아닙니다. 앞으로 평양, 신의주, 중국, 러시아 등 대륙으로 뻗어갑니다. 고속철이 ‘철의 실크로드’를 만들 것입니다. 그 중심에 우리 철도불심이 당당히 서있습니다.”고속철도 광명역장 이채권(53ㆍ심광) 철불협 지도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55분 남짓, 열차가 대전역사에 당도했다. ‘300km 바라밀 특급’, 철도불자의 희망이 현실로 확인됐다. 이미 국민생활의 혁명을 일으킨 고속철도불심. 그 출발점에서 그들의 신심은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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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지하 스님은 축하법어를 통해 “꿈의 고속철도는 대한민국을 잘 사는 나라로 만드는 희망”이라며 “우리 땅에 이제‘새로운 핏줄’이 생긴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됐다”고 법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