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가 화엄경의 대의를 그림으로 표현한 의상 스님의‘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를 상표등록을 신청했으나, 특정인이 이와 유사한 그림을 이미 상표로 등록해놓아 특허를 받지 못하게 됐다.

해인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화엄일승법계도를 상표등록으로 출원했으나 최근 특허청 상표심사국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상표가 이미 등록되어 있어 특허를 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현재 진위를 확인하고 있으나 일단은 무단 상표등록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미 출원된 상표에 대한 등록 무효심판을 준비 중에 있다”고 3월 3일 밝혔다.

‘화엄일승법계도’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인 해인사가 사찰의 상징처럼 사용하는 문양으로, 해인사에서는 이를 해인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해인사는 해인도를 사찰을 대표하는 마크로 정하고 교육, 포교, 수련회 등 각종 사찰 업무나 행사시 이를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출원했었다.

그러나 대전의 김 모씨가 1999년 3월 해인도와 거의 유사한 그림을 ‘옥황도(玉皇徒)’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한 상태여서 상표 등록을 할 수 없게 됐다.
김 모씨가 상표 등록한 ‘옥황도’는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해인도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거의 형태가 똑같다.

해인사 관계자는 “해인도 사례에 비춰볼 때 다른 불교 문양들도 상업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불교 문양 등에 대한 지적소유권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