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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수지행 보살. 가족의 생계가 달린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자금난에 봉착하자 이번엔 법에 의지키로 했다. 그러나 변호사를 찾아 고급 법률서비스를 받기엔 금액면에서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이던중, 사찰에서 생활민원상담을 해준다기에 지난 토요일 광주 무등산 혜룡사(주지 혜우)를 찾았다.
이날 혜룡사에서는 광주 서부경찰서 불자회(회장 김창배.이하 서불회)가 서민들의 생활민원 고충처리상담의 일환으로 무료법률상담을 펼치고 있었다.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간단한 법률이나 민원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혼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돈없고 힘없는 이들에게 가까운 경찰, 나아가서 함께 하는 불자가 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달, 서불회 2대 회장직을 수락한 김창배 회장은 “대부분 문제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한다”며 “어쩔 수 없이 사회법에 의지하지만 그래도 불법(佛法)에 의지해 문제를 풀어가도록 상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불회가 펼치는 무료법률상담은 차마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가정폭력에서 차용, 폭행, 사기, 명예훼손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상담에 나선 불자회 회원들은 경찰서 조사계, 형사계 등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사관들로, 그들의 문제가 무엇이건 풀어가는데 있어 막힘이 없다.
“상담을 통해 저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법문으로만 만나던 불교에서 나누는 삶을 접하면서 이제 진짜 불자라는 자부심이 생깁니다”
이날 상담에 임한 황선일 경장(수사과 조사계)은 수지행 보살의 전세금 반환을 위해 민사로 제소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서류작성을 도왔다.
서불회 생활민원 고충처리상담은 월 2회 광주 무각사(둘째 토요일)와 혜룡사(셋째 토요일)에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