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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 후 반응은 한결 같았다. "허심탄회한 법문에 마음이 시원합니다. 종교를 떠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계사에 와서 들으라고 권할 겁니다" 초등학교장을 역임한 강정의(61ㆍ서울 반포동) 씨는, 자기는 불교를 잘 모르는데 오늘 고우 스님의 법문은 쉽게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님의 법문을 통해 분별심없이 실상을 바로 보는 시각과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새벽기차로 올라오기도
"요즘 각 수행법이 서로 제일이라고 난리인데 이 땅에 모든 수행법이 건강하게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우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부산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상경했다는 한 스님은 "간화선의 생명력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국불교의 수행법들이 이번 기회에 건강하게 서로 비교되고, 수행자들이 더욱 탁마하는 마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네팔 외국인들도 법문 들어
네팔 외국인 노동자들도 감로법문을 들었다. '현대불교'를 보고 일부러 조계사를 찾아 왔다는 이들 노동자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법회 현장을 계속 촬영하고, 고우 스님의 법문을 적어가며 귀 기울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은 국경과 인종 등을 가리지 않는다. 휴일날 이러한 법석에 참석하게 돼 너무나 행복했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백일법문> 다팔려
고우 스님이 법문 막바지에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장경각)을 추천하자 법회가 끝난후, 조계사 봉향각과 책방 여시아문에 진열된 책이 순식간에 팔렸다. 조계사와 여시아문을 장경각에 이 책을 긴급히 주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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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인선원에 다닌다는 김정숙(50) 보살. 평소 궁금해 했던 여러 가지 수행법들 가운데 "간화선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오늘 고우 스님 법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며 불교공부 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 간화선이 무엇인지, 고우 스님의 법문을 들으니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지방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이 법문을 들려주고 싶어요. 녹음 테이프나 CD를 구해 보내 드리고 싶어요."
○…가족과 동참 불자 많아
일요일 법회인 만큼 가족과 함께 참석한 불자가 많았다. 친정어머니 김명선(65) 씨와 딸 전은희(40) 씨. 김명선 씨는 "가족과 함께 절에 나와 큰 스님들의 법문을 들을 기회가 되어 참 좋았다"고 말한다. 전은희 씨는 "불교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 오늘의 법문으로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기 보다는 차근차근 배운다는 의미에서, 체계적인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됐다"며 "스님 말씀을 들으니 동남아시아의 불교와 한국 불교의 차이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자료집 3000여부 인기
"친구들에게 보내주려고 자료집 더 가져갑니다." 양한웅(46) 씨는 "간화선에 대해 평소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며 "평소 뵙기 어려운 선원장 스님들의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인만큼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3권의 자료집을 더 집어가기도 했다. 자료집은 3천여부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생활속 수행 궁금
물론 아쉬움도 있다. 특별히 사찰에 다니지는 않지만, '불교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서장석(56) 씨는 "나이가 들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삶을 참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일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니, 평소 갖고 있던 의문을 푸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와 나의 일체' 등의 진리를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생활에서 이런 문제에 부딪쳤을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간화선을 통해 참 나를 찾아가면 이를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더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토로했다.
○…거사들 참여 열기
조계사 관계자들은 평소 일요법회에는 대웅전 정도가 찼고 거사들은 보기 힘들었는데 오늘 법회에 거사들이 많이 보인다며 깜짝 놀랐다. 조계사에서는 매주 일요일을 초하루법회 처럼 준비를 해야겠다고 했다. 평소 일요법회보다야 많이 오겠지만 이렇게까지 성황을 이룰 줄은 생각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조계사 마당 뒤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 선 채로 야외TV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켜 진지하게 법문을 듣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