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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련 겨울수행학교 “수행, 이론 아닌 실천”
‘조그만 표주박에/ 정성스레 생명을 담아/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사그락 사그락 사그락….’ -최재훈(동양대 02학번)학생의 메모장 中-

2월 11일 충북 괴산 다보수련관 앞마당. 생활 속 수행을 위한 젊은이들의 정진, 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강지혜) 3박 4일간의 ‘겨울 수행학교’는 작은 컵에 담긴 ‘생명수’를 지켜내려는 서툰 몸짓으로 시작됐다.

한 컵의 물이 내 생명이다. 오르막길에 흔들리고, 쌓인 눈길에 요동치며, 계단에서 첨벙되기까지 한, 그러나 멈췄을 때는 다시 고요해지는…. 컵 속의 물이 내 인생과 또 내 마음과 닮았다는 생각. 30여명의 학생들은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며, 또한 뒷사람을 위해 제 생명을 덜어가며 수행에 한발자국 다가가고 있었다. 이어 진행된 예불시간. 반야심경과 정진발원문, 108배 정진을 마친 학생들은 김태영 법사의 ‘안수정등(岸樹井藤) 강의와 실수’ 시간을 가졌다. “넝쿨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나의 실체를 되돌아보고 현재에 감사하는 게 바로 수행의 시작입니다.”

‘과거에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습(習)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학생들은 수행의 본질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세기며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튿날, 이른 새벽부터 법당에 찾은 학생들은 새벽예불로 하루를 맞이했다. 새벽예불 후 학생들은 강의실에 모여 ‘나무(南無)’의 의미에 대한 강의를 듣고, 부처님께 귀의해 절대 평안에 든다는 의미의 ‘안심입명(安心立命)’ 도반 믿기 게임을 함께 했다.

10여명씩 한 조를 이뤄, 눈을 가리고 정해진 방향 없이 몸을 내맡긴다. 법우를 믿지 못하면 불안함에 몸이 굳어져 결국 땅바닥에 떨어지고, 믿으면 한없이 편안해지는 게임. ‘나무’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몸과 마음을 맡기는 연습을 한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했다.

“이 순간만이 아니라 그 동안 가족,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저를 받혀줬기에 제가 살아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영욱, 한양대 03학번)

불불상념(佛佛相念)의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 염불도 해보고, 부촉염불과 절수행 등을 통해 나와 너와의 의미와 본질을 되 세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수행을 몸에 익히고 있었다.

“새롭게 지회 회장이 돼서 신입생을 맞이하기 전에 제 자신부터 돌아보고 올바른 수행법을 익히고자 참가했는데, 수행학교가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수행해 후배들에게 회향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자꾸 드네요.” (김낙의, 숙명여대 02학번)

“수행이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순간순간 제가 인식하지 못한 채 놓쳤던 것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석재, 충북대 02학번)

4박 5일간의 수행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느끼고 얻은 것은 제 각각이지만 단 한가지, 나를 던지고 나서야 비소로 무한한 응답이 찾아온다는 것만큼은 학생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졌다.
김은경 기자 | ilpck@buddhapia.com
2004-02-14 오전 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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