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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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선원 15개월 가행정진 해제
해제를 하고 떠나는 스님들.
하루 3시간의 취침, 15시간의 참선, 오전 11시 10분 사시공양 이후에는 불식….

2002년 11월 19일 입제해 15개월 동안 매일 이러한 일정으로 가행정진(加行精進)한 봉화 각화사 태백선원 수좌들이 2월 5일 해제를 했다.

하루 3시간만 자고 매일 15시간씩 하는 가행정진을 하고난 스님들의 모습은 어떨까, 놀라움속에 찾은 각화사에서 스친 수좌 스님들의 얼굴은 담담했다. 피곤한 기색은 전혀 찾을 수 없었으며 오히려 선기가 형형했다.

각화사 주지 철산 스님은 “처음 한두달은 다소 피곤함을 느끼고 이가 치솟는 등 육체적 한계를 느끼지만 수행 의지와 행동이 일치되면 육체를 조복 받을 수 있고 오롯하게 수행에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선원의 용맹정진 기간은 보통 6~7일. 안거에 들어가도 3달이면 끝이 나지만 이곳 태백선원의 안거는 15개월 동안 진행된 셈이다. 수좌 스님들이 대중공사를 거쳐 해제 없는 1년 단위의 정진을 결의, 동안거 기간을 더해 15개월의 용맹정진을 마친 것이다.

그러나 스님들은 3개월동안 해제 기간을 가진 후 다시 1년 용맹정진을 계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각화사 주지 철산 스님(좌)과 고우 스님(우)이 해제를 마치고 차담을 나누고 있다.


이번 가행정진 결사는 처음에 32명의 스님들로 입제를 했다. 병이 생기는 등의 이유로 그동안 10여 스님들이 떠났고 20명 수좌들이 끝까지 함께 회향했다. 수행 이력이 지긋한 구참들이 모였지만 구참 수좌들도 이겨내기 어려운 고행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좌 스님들을 격려해온 태백선원장 고우 스님은 “있고 없음에 집착하는 것을 사(邪)라고 하며 집착과 분별에서 벗어나는 것을 정(正)이라 한다. 본래 자기를 찾기 위한 노력은 입제와 해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스님들의 쉼없는 정진 의지를 대견해 했다.

3개월의 해제 기간은 태백선원 수좌들에게는 더 강도 높은 수행을 하기 위해 잠시 휴식을 갖는 일종의 재충전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수좌 스님들은 해제 전날 저녁 선방에 모여 안거기간동안 잘잘못을 지적하고 반성하는 자자(自恣)를 했고 5일 새벽, 예불을 봉행한 후 선방 문을 나섰다.

15개월 가행정진의 회향을 축하하듯 푸짐하게 내린 서설(瑞雪)이 만행 떠나는 스님들을 말없이 배웅했다.
김두식 기자 | doobi@buddhapia.com
2004-02-05 오후 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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