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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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메아리 전하는 김미화 불자 가족
엄마와 막내딸은 소프라노, 아빠는 테너, 첫째는 알토. 유명 성악가 가족보다 깊은 마음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가족이 있다. 온 가족이 붓다의 메아리인 박노찬(45ㆍ법진), 김미화(42ㆍ반야행) 불자 가족은 부부와 두 딸 소연(15ㆍ원명지), 현지(10ㆍ정법심)양이 모두 조계사 혼성합창단, 거사합창단, 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하는 합창단 가족이다.

조계사 합창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두 딸이 먼저였다. 지금 중학생이 된 큰 딸 현지가 초등학교 무렵부터 동생인 현지와 함께 3년이 넘게 어린이 합창단 활동을 해 왔다. 두 딸의 합창단 뒷바라지를 하던 엄마도 자연스레 혼성합창단에 들어가게 됐고, 아빠 박 거사도 지난 해 3월부터 거사합창단의 창립멤버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게 쑥스러웠어요. 하지만 일단 나부터라도 하나라도 거사들의 신행활동 참여도를 높여보자는 뜻으로 시작하게 됐지요. 거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진정한 ‘가족 신행’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박 거사)

이 가족의 한주는 늘 찬불가와 함께한다. 화ㆍ토요일에는 엄마의 혼성합창단 연습, 목요일에는 아빠의 거사합창단원 연습, 일요일에는 일요법회 참가와 음성공양 등을 위해 일주일에 4일이나 빠짐없이 절에 간다.

“엄마 아빠랑 같이 절에 갈 때가 제일 좋아요. 가족이 함께 찬불가를 부를 때면 행복해요.”(막내 딸 현지)

“무엇보다도 가족이 함께 신행생활을 하면서 이해심이 깊어지는 거 같아요. 가족 간에 화나는 일이 있더라도 찬불가를 부르고, 부처님 말씀 생각하며 금세 화해하지요. 음성공양을 통해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배웁니다.”(김 보살)

무엇보다도 합창단 활동은 두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하게 하고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두 꼬마 음악가들은 의정부 군부대 위문 공연, 2002년 종교음악제, 2003 한마음 음악제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여러 번 서본 준 프로들이다.

박 거사 부부는 얼마 전부터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에 용산, 중구, 마포 등을 비롯한 서울 중부지역의 지역법회도 참석하고 있다. 이곳에서 박 거사는 노인불자들을 대상으로 찬불가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노 보살님들이 찬불가를 부를 때면 제일 신명나 하세요. 어깨를 들썩거리실 정도로 좋아하시고 관심도 많으시죠. 저희들이 찬불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시고는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하십니다.”(박 거사)

“부처님의 향기로운 말씀을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찬불가가 많이 보급됐으면 해요. 경전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구절도 찬불가를 부르다보면 어느 순간 ‘아 이 말씀이었구나’ 깨우치게 되거든요.”(김 보살)

찬불가를 통해 수행한다는 김 보살은 ‘얼마나 닦아야 거울 마음 닮을까’라는 노래를 가슴에 화두처럼 품고 있다. 이 곡만 노래하면 왠지 모르게 가슴에서 무언가 샘솟는 것을 느낀다고. 박 거사는 ‘내가 없는 이름의 노래’의 ‘내가 없는 허공 길에 봄이 왔건만’이라는 소절을 자주 되뇌게 된단다. 엄마 아빠의 애창곡 자랑을 듣던 막내 현지 양이 질세라 ‘우리 절 연못’으로 한 곡조 뽑는다.

음성공양을 하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가족의 행복도 얻었다는 박 거사는 앞으로 어린이 포교를 지원하려는 서원을 품고 있다.

“얼마 전에 두 딸아이의 학급에서 종교분포를 조사했는데 불교인 사람은 각각 한반에 두 명 꼴이었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어린이 포교의 심각성을 절감했지요.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불법을 공부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엄마 김 보살도 자그마한 바램을 덧붙였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합창단 활동을 했으면 해요. 그래서 나중에 저희들이 나이 들어 생긴 혼성합창단의 빈자리를 채워줬으면 합니다.”
한상희 기자 | hansang@buddhapia.com
2004-01-29 오전 9: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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