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 있어서 신행활동은 도움이 될까. 아니면 지장이 될까?
직장인 불자 1O명 가운데 8명이 ‘도움이 된다’고 믿으며, 이들 중 6명은 매일 직장에서 틈틈이 수행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격월간)<참여불교>와 본지가 지난해 12월 전국 직장ㆍ직능 불자 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교인의 직업과 종교에 관한 인식조사’에서 드러났다.
설문에 따르면, 불교신행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81.0%(141명)가 ‘그렇다’ 대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신행활동이 구성원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조성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8.0%(101명)로 가장 높았다. ‘그렇지 않다’는 2.3%에 불과했다.
또 직장불자 대부분이 자기 수행법을 갖고 있으며, 지속적인 수행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수행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97.7%(170명)가 ‘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들의 58.2%는 하루 평균 10분 이상 수행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수행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은 30분 이상(25.3%), 10분 이상(24.7%), 1시간 이상(8.2%) 등의 순서로 파악됐으며, 10분미만은 38.3%였다. 직장생활이 바빠도, 수행만큼은 반드시 챙기고 있는 셈이다. 수행법 유형으로는 경전읽기(간경)가 24.1%(42)명로 가장 많았고, 절하기(21.8%), 염불(19.0%), 참선(15.0%), 명상(12.5%), 위빠사나(4.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기대감은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86.8%(151명)가 ‘기존 신행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답했고, ‘별로 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는 의견은 불과 10.9%(19명)였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사찰 또는 불교모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높았다. 응답자의 53.5%(93명)가 주 또는 격주에 한 번 이상은 참가하겠다고 답했으며, 월1회는 31.6(55명)%, 월1회 미만은 14.9%(26명)였다.
직장불자들의 달라진 신행의식도 확인됐다. ‘불교계와 회사의 이익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4.4%(95명)가 불교계에 손을 들어주겠다고 답해, 회사이익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44.2%(77명)보다 10.2%가 높았다. 이는 직장불자들도 불교신자로서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겠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최근 들어 직장ㆍ직능불자회가 재가불교신행에 거사불교의 바람을 일으킨 점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직장불자회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전체 응답자의 71.8%(125명)가 현재 지도법사 또는 재적사찰이 없다고 답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응답자 51.2%(89명)가 직장 특성에 맞춘 신행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고 답했다.
불교 인물에서 찾아보는 ‘리더십’과 ‘멤버십’ 선호도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부처님 10대 제자 중 직장상사로서 가장 호감 가는 제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이상이 ‘지혜제일’ 사리불을 꼽았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조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는 의식의 반영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직장동료로서 선호하는 인물로는 원효(17.5%), 만해(8.3%), 성철(6.6%) 스님 등의 순서로 집계됐다. 원효 스님의 무애행이 직장 내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조사결과도 나왔다. ‘휴가를 돈으로 교환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2.2%가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