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골자로 한 ‘유아교육법’이 1월 8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불교계 유치원이 활기를 띠고 있다.

새롭게 제정된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초등학교 취학직전 1년(만5세)의 유아 교육·보호는 무상으로 하며 이에 필요한 경비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한다. 또한 △유치원 종일반 확대 △사립유치원 설립 및 운영비용 보조 △국무총리 소속하에 유아교육·보육위원회 설치 △유아관련 교육 프로그램, 교재개발을 위한 유아교육진흥원 신설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불교계 유치원들은 유치원 운영과 교사들의 인건비 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유치원 활성화의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교육공무원으로 분류되던 국공립유치원 교사와는 달리 사립유치원교사들은 저임금과 비안정적인 생활로 질 높은 교육을 담당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법의 핵심인 만5세 어린이 무상교육과 종일반 확대 및 지원 법안은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 원아증가라는 부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180여 곳에 달하는 불교계 유치원 중 대부분은 종단이나 사찰에서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다. 유치원을 지원하는 종단과 사찰의 재정규모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국공립유치원에 비하면 시설규모나 그 운영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 그만큼 유아교육법 통과에 따른 불교계 유치원들의 기대심리가 높은 것이다.

강원도사립유치원연합회 회장 효종 스님(성불유치원 원장)은 “유아교육법 통과로 인해 사립유치원들은 재정적 안정은 물론, 효율적인 운영과 교사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유아교육위원회를 통해 타 유치원들과의 정보공유와 협력·교류사업 등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아교육법 시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한불교유아교육협회 회장 정인 스님은 “유치원들이 공교육체제에 편입되면 영세한 절들이 운영하는 유치원들은 정부의 간섭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며 “교사선임권과 유치원 운영방식에 정부가 개입할 경우 불교계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부처님 법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겠다는 본래의 설립목적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불교유아교육협회는 우려의 상황을 사전에 막고자 종교계유치원의 설립배경과 그 특수성, 독립적 운영의 중요성을 담은 건의서를 교육청과 교육부 등 관련단체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