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월 13~14일 양일간 광주 포교사단(단장 김인수)이 주관한 광주소년원(고룡정보산업학교. 이하 고룡학교) 겨울불교학교에 참석한 하태산(18, 가명)군.
태산이는 2년전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비행을 저질러 이곳 고룡학교에서 교육중이다. 처음 고룡학교에 왔을 때만 해도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어디에든 의지할 것을 찾던중 아버지가 보고 싶어 불교반을 찾았다.
불심이 강한 아버지는 신행생활에 열심이셨다. 뒤늦게 만난 부처님을 통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아버지를 이해하고 자신을 추스르게 됐다.
| |||
창살 밖으로 함박눈이 포근하게 내리는 가운데 한글 <천수경> 독경이 시작됐다. 고룡 겨울불교학교의 서막이다.
독경하는 아이들의 합장한 손에 간절함이 담겨 있다. 한손엔 참회하는 마음, 다른 한손엔 빨리 퇴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합해져 애절함으로 다가온다. 이틀간 진행된 겨울불교학교는 ‘불교예절’, ‘달마가 동쪽으로...’ 등의 영화감상, 기초교리, <부모은중경> 등의 강의와 참선, 108참회로 진행됐다.
| |||
평소 토요법회에 10여명 나오던 것에 비해 이번 겨울학교에 두배 가까운 아이들이 참가해 모처럼 법당이 활기찼다.
겨울불교학교 기간동안 간간이 포교사단에서 준비해간 과일과 컵라면, 음료수가 간식으로 나오고 포교사들과의 상담에는 마음 속에 담겨뒀던 얘기들이 하소연 하듯 꼬리를 이었다.
“이렇게 착한 아이들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깥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요. 대부분 결손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가정이 붕괴되면 가장 큰 피해는 아이들이 받게 됩니다.”
| |||
고룡학교 종교담당 주옥한 선생도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곳 아이들은 대부분 가족사랑이 부족해 마음을 열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도 종교활동에 나가면 대화를 많이 해요. 특히 불교반은 물질을 앞세우기보다 마음공부를 많이 시켜서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많이 봅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포교사들을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믿었던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이곳으로 들어올 때다. 법회를 통해 마음공부가 잘되어 나갔던 아이들을 다시 만날 때는 가슴이 무너지는 듯 하다. 그때마다 허탈감과 퇴굴심으로 몇 달간 중병을 앓곤 한다. 심성착한 아이들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사회와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고룡학교에서 법회가 시작된지는 오래되지만 겨울불교학교는 이번이 처음이다. 며칠전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한 광주전남 포교사단 교도소팀(팀장 이재언)이 포교활성화를 발원하며 시작한 새해 첫 행사이기도 하다.
| |||
겨울불교학교가 끝나면서 포교사단은 이런 열기에 고무되어 “날이 풀리면 사찰순례를 갖자”고 제안했고 학교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업해서 제가 할머니 모실겁니다. 절에도 다니면서 불자로써 부끄럼 없이 열심히 살거예요”
불교반 반장을 맡아 첫 겨울불교학교를 보낸 장현석(21, 가명)군. 지난해 11월 자동차정비 2급자격증을 획득했고 이달말 고룡학교를 퇴원한다. 현석이는 겨울불교학교를 마치며 발원문을 통해 다짐하고 다짐했다.
“거룩하신 부처님! 내 마음은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가득차고 혼자만을 위한 이기적인 욕심덩어리였습니다. 이제 모든 공덕을 이웃에게 회향하며 함께 사는 삶을 살겠습니다”
<광주 고룡정보산업학교는...>
광주 고룡정보산업학교는 직업훈련소년원으로 법무부 산하 소년보호교육기관이다. 소년원은 비행을 저지른 20세미만의 소년들 가운데 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곳이다. 형사판결을 받는 소년교도소와 구분하기 위해 1995년부터 일반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고룡학교 전영선 교무계장은 “이곳 아이들은 생활관에서 기숙생활을 하며 교육중인 학생으로 학교를 퇴원해도 전과자로 기록이 남지 않는다”며 “이곳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