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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좌담]새해 일터불교 신행 '내실화'
사진=박재완 기자
【전문】새해 일터불심은 신행의 방점을 어디에 둘까? 몸집은 훌쩍 커버렸고, 체형에 맞는 옷도 갈아입어야 한다. 그렇다면 갑신년을 맞은 일터불자회는 1년간 몸만들기에 어떤 방안을 강구할까. 지난해 12월 29일, 직장ㆍ직능불자연합회 실무국장 5명에게 그 비책을 들어보았다. 좌담은 △신년사업 구상 △일터불자의 역할 △특성화된 신행 프로그램 개발 △회원 노령화 현상 극복 등 네 부분으로 나눠, 직장불자회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참석자 :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안홍부 사무국장, 대한민국경찰불교회 김진홍 사무국장, 전국금융단불자연합회 이충훈 총괄간사, 전국산악인불자연합회 김대원 사무총장, 철도청불교단체협의회 박창식 운영위원장
■사회 : 김철우(본사 직장ㆍ직능단체 담당 기자)
■장소 : 본사 3층 편집국 회의실

▼2004년 사업기조와 중점 사항은 무엇입니까?
김대원=조직 정비와 확대에 있다. 그간 활동이 부진했던 산하 지역회를 활성화하고, 미결성된 지역에 산악회 출범을 독려할 생각이다. 불교발전을 위한 사업도 벌인다. 불자들만의 모임이 아닌 일반인까지도 포용하는 신행단체로 자리매김 시킬 계획이다. 특히 연합회 차원에서 ‘바른신행 정진 운동’을 펼쳐, 불교의 생활화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행생활 기준을 담은 매뉴얼 제작해 40여 산하 지역회에 보급할 계획이다.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안홍부 사무국장. 사진=박재완 기자
안홍부=2004년은 공불련 집행부 2기 2년차다. 마지막 해다. 중앙부처 및 시도단위 불자회 조직 마무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조직 확대차원의 사업은 올 한 해로 정리할 생각이다. 추진방향은 그간 미흡했던 정부 산하 투자기관 불자회 창립을 지원한다. 중앙부서별로 불자모임 결성을 유도하고, 불자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박창식=철불협은 4월 개통되는 고속전철 준공식에 맞춰 ‘철도 무사고 기원법회’를 범종단 차원에서 봉행할 계획이다. 개통역사에서 법회를 열어, 지역 회원과 사찰을 한데 묶는 계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기 수련회도 짜임새 있게 진행한다. 우선 임원진 중심의 워크숍을 분기별로 개최해 철불협의 발전방향을 잡아나간다.

김진홍=전국 101곳 경찰불자회의 내실화를 다지는 데 역점을 둔다. 2004년에는 조직 확대를 잠시 미루고, 신행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이런 차원에서 ‘참불자 되기 운동’을 전개해 경찰불자들의 신심을 북돋운다. 또 큰 호응을 얻은 변사자 영가천도법회를 중앙 차원에서 봉행한다.

이충훈=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이래야만 법회도 활성화될 수 있고, 미창립 금융기관 불자회 결성 유도가 가능하다.

▼2003년 직장직능불자회는 규모면에서 있어서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부정기적인 신행활동, 틀에 박힌 신행프로그램 등 내실화의 잣대로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당초 지난해 일터불자회의 화두는 ‘내실화’였다. 어떠한 방안들이 강구될 수 있겠는가?

전국금융단불자연합회 이충훈 총괄간사. 사진=박재완 기자
이충훈=지속적인 법회 봉행이 내실화의 출발이다. 다른 것 필요 없다. 산업은행 불자회의 경우, 단 한 사람이 모여도 법회는 봉행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김진홍=맞다. 첫째도 둘째도 법회 활성화다. 지도법사가 없다고 법회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스님이 없어도 법회를 봉행 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자체 법요집 제작, 이동 가능한 불상 봉안 등이 뒤따라야 한다. 또 주말 사찰 순례도 장려해야 한다.

박창식=철불협은 조직정비에서 내실을 기하겠다. 현재 재경, 동부권, 중부권, 남부권 등 4개 지역을 담당 운영위원장이 중심이 돼 합동법회를 정례화 할 생각이다. 또 최소한 분기별로 가을 성지순례를 지역 사찰과 연계해 권역별로 진행코자 한다.

안홍부=회원들을 위한 교리강좌도 한 방법이다. 그간 일방적인 법문 전달 방식의 법회는 불교기초교리를 배우는 데 장애요소가 됐다. 체계적인 교리강좌를 마련, 지역별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봉사활동의 강화도 요구된다. 회원 간 협력심 제고, 불법의 실천에 이만한 방법은 없다. 그것이 바로 포교다. 이는 불자로서의 자부심을 높이고, 또 다른 신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내실화의 핵심은 재정자립이다. 달리 말하면, 이제는 후원회 결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공불련 핵심 인력이었던 100여명 퇴직자 모임을 구성해 후원회로 조직할 계획이다.

김대원=내실화에 성공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산악인불자련의 경우, 영ㆍ호남 화합을 위한 산행법회를 봉행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를 전국 6개 권역별로 확대하고, 산상법회를 상설화할 계획이다.

▼그간 직장불자들은 일터를 생활불교의 마당으로 넓혀왔다. 또 재가불자 신행패턴에 ‘거사불교’의 신행바람을 일으켰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국산악인불자연합회 김대원 사무총장. 사진=박재완 기자
김대원=길게 보는 거시불교를 제창한다. 이제는 큰 불교, 멀리 보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 직장불자의 역할이 이 때문에 크다.

안홍부=앉아서 법문을 듣는 시대는 끝났다. 일터불교는 역동적인 신행을 보여 왔다. 특히 그간 재가불자 신행이 기복신앙이었다는 편견을 없앴다.

박창식=일터불교는 불교의 생활화에 큰 기여를 했다. 가족 중심의 신행문화를 조성했고, 치마불교를 ‘바지바람’으로 바꾸었다. 이 점에서 직장불교단체의 역할은 지대했다.

김진홍=경찰불교의 경우, 입주업체를 비롯한 관련 기관과의 유대강화에 교량이 됐다. 또 경찰불자들은 불교의 외연을 넓히고, 불교를 외호하는 호법신장이었다.

이충훈=거사불교 바람의 진원지는 금융단불자연합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찰 운영에서도 재가불자 신행에서도 직장불자회는 하나의 중심축이 돼 왔다.

▼직장이나 직무상 신행여건이 다르다. 어떻게 특성화된 신행 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인가?

이충훈=금융 기관 연수시설을 이용, 외부 스님을 초빙해 교리 공부를 강화할 계획이다. 주5근무제 시행과 최근 각광 받는 ‘웰빙(Well-Being)' 등의 시대 흐름을 반영해 함께 즐기는 신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대한민국경찰불교회 김진홍 사무국장. 사진=박재완 기자
김진홍=경찰불자는 현장에서 산다. 때문에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짜투리 법회’를 봉행하겠다. 특히 전ㆍ의경 포교에 심열을 쏟겠다. 가장 편안하고 자유로운 법회를 계획해 미래불자를 양성하는데 진력하겠다.

박창식=철도불자들의 근무여건은 제각기다. 이러다보니 모이기가 힘들다. 이를 위해 12명의 포교사가 중심이 된 전법팀을 구성, 사이버 포교에 나서겠다. 모든 철불협 소식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제공, 사이버 불교공동체를 만들겠다.

안홍부=직장불자회가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사이버 포교 여건이 잘 조성됐다는 점이다. 직장불자들은 거의 컴퓨터와 함께 산다. 인터넷이 회원간 교량 역할을 하고 셈이다. 이미 구축된 직장불교단체와 홈페이지를 상호 링크해 활발한 정보교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김대원=직능단체의 경우, 개인 사업장 중심의 신행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특성화된 신행 프로그램 개발은 이들을 연합회 차원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역 불교대학 동문회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할만 하다. 이들은 불자회에게 풍부한 인적 자원을 제공해주는 인력뱅크이기 때문이다.

▼직장불교단체의 가장 큰 문제점이 회원들의 노령화 현상이다. 젊은층을 끌어안을 신행프로그램 개발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어떤 방안을 강구할 수 있겠는가?

김대원=중장년으로 구성된 모임의 틀을 벗어야 한다. 청년층을 안을 수 있도록 중앙에서 청년부와 학생부를 둘 계획이다. 불교계 유치원과 연계해 어린이에게도 산상법회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할 계획이다. ‘어린이-중ㆍ고생-대학생-중장년’으로 자연 순환되는 인적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

안홍부=젊은층의 특징은 부부와 아이들과 여가생활을 한다. 불교문화답사 등과 같이 ‘소풍가는’ 가족법회를 개설해야 한다. 젊은층의 문화코드를 읽어내 융통성 있는 법회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철도청불교단체협의회 박창식 운영위원장. 사진=박재완 기자
박창식=사실 젊은 불자들은 많다. 문제는 방법이다. 봉사를 통한 신행의 맛을 보게 해야 한다. 철도대학 불교학생회과 정기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 철불협을 이끌 인재로 키울 계획이다. 그간 정기 행사에 초대하고, 회지를 매달 무상 제공하는 등 소속감을 높여줬다.

김진홍=경찰대학 불교학생회, 중앙경찰학교, 신임 경찰, 전의경 등의 교육에 중점을 두겠다. 수료직전에 1박2일 산사체험을 마련, ‘짧은 출가’를 경험케 하고 지역 사찰 스님과 인연을 맺도록 돕겠다.

이충훈=우선 적극적으로 직장불자회를 홍보해야 한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알려야 한다. 또 신입사원의 종교를 파악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스님의 기체조’, ‘선체조’ 등의 프로그램의 마련해야 한다.

▼연합회간 연계사업은 어떻게 구상할 수 있는가. 또 내부 반성과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안홍부=직장연합회체는 그 성격을 달리 해도 각 지역별로는 연합행사를 할 수 있다. 이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종횡으로 만나야 한다. 인드라망처럼 뭉쳐야 일터불자의 힘이 최대화될 수 있다. 일터불교의 신행의 방점은 종횡으로 만나 인드라망의 구성이다.

박창식=지역별로 직장ㆍ직능불자회가 만나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근무여건을 극복할 있는 방안은 ‘사이버 만남’이다.

김진홍=자체적인 직장불교 포교사를 육성해야 한다. 우리가 직접 포교사와 지도자를 길러내자.

안홍부=직장불자회를 자기 종단ㆍ사찰 소속으로 사유화하려는 스님과 종단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 이 같은 차원에서 직장불자회 스스로 직장불교를 전담할 직장포교사를 육성해야 한다. 조직 자체를 특정 종단의 소속으로 하면 안 된다. 직장불자회 특성을 인정해야 한다.

박창식=맞다. 우리는 어느 종단의 신도회가 아니다. 물론 개인회원들이 종단 또는 사찰의 신도일 수 있지만, 직장불자회 조직은 범종단, 범불교적인 신행단체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3-12-30 오후 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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