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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산사(山寺)’였다. 전체 711명 가운데 295명(41.5%)이 이렇게 답했으며, 다음으로 252명(35.4%)이 ‘수행하는 스님’을 택했다. 10명 중 8명이 산사와 수행하는 스님을 불교의 대표적 이미지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그 다음으로는 불상(11.5%)-불사(3.6%)-기도(3.2%)-분규(2.2%) 순이었다. 신분별로 보면 ‘산사’의 경우는 일반인이, ‘수행하는 스님’은 스님이 가장 많이 선택했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불교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강한 인상을 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산사와 수행하는 스님이 많이 꼽혔다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불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분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불교 수행법은 참선이었다. 334명(46.9%)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불교 수행법으로 ‘참선’을 꼽았고, 염불(15.7%)-절하기(15.6%)-독경(10.9%)-사경(2.25%) 순이었다. 최근 수행 층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빠사나 수행을 꼽은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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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전통이 38.4%로 압도적이었다. 한국불교의 가치와 미래가 바로 수행전통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수행전통을 올곧게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곧 불교의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인 셈이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률을 보인 분야는 복지다. 응답자의 18.7%가 이 항목을 꼽았다. 이는 현재 승가복지를 포함한 불교복지와 불교의 사회적 복지활동이 미흡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찰 문화(13.9%)-계율정신(7.7%)-사상체계(5.34) 순이었으며, 교리(4.7%)-환경문제(3.3%)-문화재 발굴 보존(2.6%) 등은 낮게 나타났다.
이들 항목 가운데 계율정신이 낮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앞서 분석했던 계율의 시대적 변화나 계율 적용의 개방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일반인의 경우 사찰 문화를 꼽은 비율(23.9%)이 스님(7%)이나 불교신도(13%)보다 2~3배나 많다는 점이다. 불교인이 아닌 경우 사찰 문화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복지분야에 대한 응답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님의 경우 수행전통 다음으로 복지(30%)를 꼽았는데, 일반인의 10%와 비교하면 3배나 높은 수치다. 이는 승가복지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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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2명 중 1명꼴(49.3%)로 천주교를 꼽았다. 불교는 36.2%로 두 번째였고, 개신교는 5.2%로 상당히 낮았다. 스님과 불교신도 응답자들도 2%의 근소한 차이지만 천주교 성직자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개신교 성직자에 대해서는 스님과 불자들(1.5~2.8%)보다는 일반인(12.6%)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신분별 응답률을 보면 불교 성직자를 꼽은 비율이 스님이나 불교신도의 경우 각각 39.5%, 41.6%인데 비해, 일반인의 경우는 24%에 그쳤다. 불교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스님’과 비불자들이 바라보는 ‘스님’과 적지 않은 거리감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존경받는 성직자가 없다’는 응답도 전체 순위에서 천주교-불교에 이어 세 번째(11.5%)로 나타난 것은 곱씹어볼 만하다. 특히 일반인의 경우는 20.9%가 존경하는 성직자가 없다고 답해 종교에 대한 불신이 종교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덕과 윤리 의식이 가장 높은 종교인에는 불교(34.1%)가 꼽혔으며, 천주교(28.9%)가 그 뒤를 이었다. 스님과 불교신도들이 불교에 많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다. 개신교는 3.8%로 낮았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에는 천주교(32.3%)-불교(16.8%)-개신교(11.4%) 순으로 답했다. ‘윤리의식이 대부분 낮다’는 응답도 14.6%나 됐으며, ‘윤리의식이 대부분 높다’는 응답은 9.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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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도와 일반인만을 대상으로 ‘사찰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응답자의 40%가 ‘이미 방문해본 적이 있으며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계획은 없지만 가보고 싶다’는 응답도 26.7%나 됐다.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응답자는 11.7%였다.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는 15.5%였으며, ‘가보고 싶지 않다’는 대답은 1%로 극소수였다.
이상을 종합하면 응답자 10명중 8명이 사찰을 방문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사찰을 찾거나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반인의 경우만 따로 분석한 결과 ‘방문 경험이 있고 다시 방문할 계획’(31.7%)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계획을 세워놓았거나 방문하고 싶다는 대답도 36%에 달해 사찰이 국민의 휴식처이자 정신적 귀의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불교계는 이같은 흐름을 고려해 최근 일반인과 기업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템플 스테이나 사찰 체험 프로그램, 주말 프로그램 등의 확대 발전방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