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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보현의 집 노숙자 직접 수확한 쌀 '보시'
"직접 농사지은 쌀로 저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으니 우리는 복 받는 사람들입니다."

일년 동안 땀흘려 수확한 쌀로 11월 12일 동래구 관내 소년소녀가장, 독거 노인 세대를 도운 부산보현의 집(원장 이기표) 노숙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나눌 수 있음을 오히려 기뻐하는 노숙자들. '없는 사람 사정은 없는 사람이 안다'는 옛말처럼 실직과 노숙의 아픔이 있었기에 어려운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게 됐고 나누는 기쁨도 알게 됐다.

노숙자들 5∼6명이 윤번제로 돌아가며 3천 평의 논을 고르고, 모내기를 하고 비료를 주며 수확한 쌀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보시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실직 노숙자들의 자활 사업의 일환으로 통도사 경내지에서 농사짓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쌀, 배추 등의 농작물을 이웃에게 보시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수민동, 사직 1동, 명장동을 비롯 총 14개 동에 거주하는 60세대의 어려운 이웃에게 20kg 백미 60포대를 전달했다. 벼농사가 풍년이었던 지난해에는 130여 포대까지 보시한 적도 있었지만 올해는 잦은 비로 인한 병충해로 수확이 좋지 않아 60포대에 그쳤다. 이 밖에도 입소자들은 매년 직접 수확한 배추, 무 등으로 김장 김치를 마련해 독거 노인 세대와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부산보현의 집에 입소해 있는 실직 노숙자들의 보시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 태풍 매미로 집을 잃은 가덕도 장애인들의 집을 짓는데 건축 기술과 인력을 보태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태풍 피해 복구 현장 곳곳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 밖에도 매달 부산보현의 집 인근에 있는 황전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후원하고 말벗이 되어 주는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왔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나누면서 살아가니 부자가 된 것 같다"고 밝힌 한 입소자는 "보현의 집에서 살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앞으로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일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3-11-14 오전 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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