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는 11월 10일 본ㆍ말사 스님 5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교구종회를 개최하고, 지난 7월 25일 순천시의회가 공포한 ‘순천시 종교유적발굴과 성지조성관리에 관한 조례’의 폐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송광사 본ㆍ말사 스님들은 순천시의회의 종교편향적인 조례와 불공정한 자문위원회 구성문제를 교구종회 산하 상임위원회 특별안건으로 상정하고, 불교계 뿐 아니라 기독교계 등과 함께 조례안 폐지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순천시 종교유적발굴과 성지조성관리에 관한 조례'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은 종교 관련시설을 관광상품이나 세수증대 목적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큰 10조~14조의 성지조성과 보존사업 및 관리운영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종교시설물과 순교지 등을 순천시가 성지로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각종 관광사업을 직접 시행하거나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순천시장이 성지보호구역과 관리자를 임의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지정서도 교부받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조례가 시행되면 순천시 관내의 모든 종교시설 뿐 아니라 송광사와 선암사등 각 본말사 사찰주지를 관리자로 폄하해 순천시장이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으며, 전통사찰을 성지라는 이름으로 순천시가 직접 관리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다 이 조례는 특정종교단체 지원과 성지순례를 위해 구상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