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법보시는 깨달음을 향한 방편이라는 의미에서 보시 가운데서도 으뜸이라 평가받는다. 이 같은 보시를 소리없이 실천하고 있는 불자가 있다. 윤규희(58) 씨가 그 주인공. 윤 씨는 6개월 전부터 불서전문 책방 여시아문(www.yosiamun.com)에서 시간 날 때마다 불교서적을 구입, 매달 3곳의 중ㆍ고등학교에 불서를 보시하며 꾸준한 선행을 베풀고 있다.
“불교를 하나도 모를 때는 불서의 가치도 몰랐었죠. 그런데 막상 불교공부를 시작해보니 불서읽기가 삶에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됐지요.”
윤 씨는 10년 동안 각종 불교서적들을 탐독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하나하나 새겨갔다. 체계적인 학습과정은 밟지 못했지만 그렇게 키운 안목으로 양질의 불서도 많이 접하게 됐다. 그러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 불서만한 지침서가 없다는 생각에 불서 기증을 시작했다. 그렇게 전해진 책들은 속초고등학교의 ‘불교반’, 속초여고 및 현북중학교의 도서관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보내는 책의 종류는 일정치 않지만 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지의 여부를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좋은 책은 많지만 막상 읽고 싶은 책은 많지 않으니까요.”
그런 까닭에 윤 씨는 만화로 된 불서를 자주 고르게 된다. 독서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아이들 눈높이를 고려해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을 위한 개설서나 법어집도 함께 보내 불서읽기 환경 마련에도 애쓰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일이지만 목표한 바가 있어 언제나 즐거운 윤 씨. 그는 “아직 시작에 불과해 내세우기 부끄럽지만 다른 불자들도 불서보내기ㆍ읽기를 생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