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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부고 십만배 릴레이 정진 기도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 '고3 선배들이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까', '발소리가 공부에 방해는 되지 않겠지?' 하는 걱정에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레 법당을 찾은 아이들.

수험생인 선배들을 위해 1,2학년 후배들이 10만 배 릴레이 기도정진을 하는 동대부속고등학교(교장 한성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다. 점심시간 운동장에 나가 놀고 싶은 마음도 들 법 하건만 삼삼오오 법당에 모여든다.

108배나 3000천배의 거창한(?) 정진은 아니지만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드리는 한배 한배가 선배들의 힘든 수험생활에 힘이 되리라고 믿는단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에요. 그 동안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간이 날 때마다 법당을 찾는 거예요."

그 마음냄이 쉽지는 않으련만 별일 아니라는 듯 수줍게 웃으며 얘기하는 강두비 학생. 옆에 있던 김현용 학생도 한 마디 돕는다.

"지금은 3~4배씩 하고 가지만 방학 때는 108배도 하고 그랬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누나가 고3이라 그런지 절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간절해지더라구요."

수능 100일을 앞두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과 전교생이 한 마음으로 시작한 '십만 배 릴레이 정진 기도 프로그램’이 벌써 종착점에 도달해간다. 그 동안의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숫자판.

후배들의 기특한 마음이 학부모들의 동참으로 이어져 숫자판은 당초 목표였던 십만을 넘어 175,088을 가리키고 있었다.

"옆에 있는 나무는 발원나무에요."

어느새 황제문 학생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보리수잎사귀 모양의 종이에다 각자 발원을 적어 달아, 함께 키우는 나무에요."(최창걸)

그러고 보니 각양각색의 내용의 글들이 나무에 빼곡히 매달려 있었다.

"3학년 형들 남은 공부 열심히 하시고 원하는 대학에 꼭 가세요. 파이팅!"(1-15 하병호)

"모든 수험생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지도교사)

"레드 옥슨 농구부 형들.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하기길 바래요." (20기 양대승)

몇 시간의 시험으로 실력을 평가받아야 하는 수험생들. 그 평가는 때론 가혹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꿈을 짓밟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이 따뜻한 후배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의 애정과 관심이 지속된다면 우리 고3수험생들 수능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 정말 멋지게 파이팅! 할 수 있지 않을까
김은경 기자 | ilpck@buddhapia.com
2003-10-25 오전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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