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정진은 하고 싶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불자들이 적지 않은 참선. 한국불교의 대표 수행법인 간화선의 실제를 고찰한 논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영욱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조사상 제19집>에 발표한 논문 ‘간화선 참구의 실제’를 통해 “화두공부에 있어서 일상은 생활의 무대이자 공부를 촉발하는 유력한 장”이라고 전제하고, “일상에서 빈틈이나 끊어짐 없이 화두를 의심하다 보면 그 본래의 뜻을 성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무(無)’자 화두를 중심으로 서술한 이 논문에서 김영욱 씨는 ‘화두란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그 중 대표적인 무자 화두의 기원과 그 병통을 제시한 후 병통을 치료할 수 있는 화두참구의 바른 방향에 대해 논지를 전개하고 있어 일반불자들도 간화선 참구의 실제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영욱 씨는 이 논문에서 “화두에는 파헤쳐 들어가 알아차릴 수 있는 내용도 없고, 그 자체가 지시하는 내용이 전혀 없으므로 분별할 대상도 아니라”며 “화두에 대해 어떤 방식의 분별도 하지 못하는 경계에 이르더라도 화두에 대한 의심은 유지시켜 선정(禪定)으로 혼침과 산란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무자 화두와 관련, 김영욱 씨는 “무(無)는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란거리가 아니라, 이를 놓고 벌어지는 모든 분별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써 주요한 뜻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즉 ‘한 사람은 허(虛)를 전했는데, 모든 사람이 그것을 오인하여 실(實)로 전한다(一人傳虛, 萬人傳實)’는 이러한 선어(禪語)의 특성은 화두에 붙는 분별들을 쓸어없애다가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도록 함으로써, 화두에 대하여 어떤 의식작용도 일으키지 못하는 은산철벽과 같은 상황에 이르도록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