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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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선원의 ‘금강경 공관법’
“공관(空觀)의 목적은 절대 허망한 마음을 얻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에 있어서는 오히려 허망한 현실을 바로 보고 바로 깨달아 허망치 않고 거짓되지 않은 부처의 실상법계(實相法界)에 들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10월 17일 서울시내의 한 빌딩에 위치한 포시즌그룹 회의실. 이경주 대표이사를 비롯한 20여명의 직원들이 유마선원 이제열 원장의 ‘금강경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포시즌그룹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공부모임을 결성, 이제 세 번 째 강의가 진행되다 보니 아직 <금강경> 강독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승불교 전반에 대한 문답식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법회에서는 유마선원(02-720-2227)이 <금강경> 사구게에 의해서 경전적 근거와 전통에 바탕을 두고 효과적인 수행법으로 제시한 ‘금강경 공관법(空觀法)’에 대한 개론적 설명도 이어졌다. 법회가 끝난 뒤, 이제열 원장을 만나 수행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공관법이란 어떤 수행법인가요.
“공관법이란 자신과 세계의 근원인 마음을 관찰하여, 일체를 진실되게 있다고 보지 않고 공하다고 보는 공부법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허망관(虛妄觀)이나 환관(幻觀), 무상관(無常觀)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금강경공관법이란 ‘금강경 사구게를 통해서 일체법이 공한 도리를 깨닫게 하는 관법에 의한 선정 수행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존 수행법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공관 수행의 가장 큰 특징은 ‘지관쌍수(止觀雙修)’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지관은 움직임이 없으면서도 모든 것을 다 빼 놓지 않고 알아채고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제대로 수행 체험을 하게 되면, 여래이자 진여이며 관자재이며 주인공인 참마음이 하루종일 생활 가운데에서도 흔들리거나 사라짐이 없이 밝고 뚜렷하게 비추면서, 수행자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짓거리들을 남김없이 알아채고 있게 됩니다.”

-구체적인 수행방법을 설명해 주십시오.
“공관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라는 게송을 잘 이해하고 파악하여 마음에 깊이 새기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 이 게송 가운데 앞의 두 구절인 ‘범소유상 개시허망’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사구게중 뒷구절을 생략한 이유는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헛된 것)’임을 관하는 것이 곧 ‘약견제상비상(모든 모양을 접하더라도 그것들이 진실한 상이 아니라고 보라)’을 실천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즉견여래’는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수행자는 늘 염불하듯이 ‘범소유상 개시허망’을 일념으로 외워서 집중을 이루어야 하고 생활 가운데에서도 앉고 눕고 다니고 일하는 중에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공관법에서는 마음을 관(觀)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은데요.
“관이란 마음이 마음을 보는 공부입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체의 번뇌 마음을 또 다른 마음이 놓치지 않고 주시해 봄으로써 번뇌 마음을 깨뜨리고 주인공인 진여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관법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의 마음에서 그 마음을 지켜볼 줄 아는 마음 하나를 또 만들어 키우고 확대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지켜보는 마음’이야말로 지혜를 낳고 깨달음을 열게 하여 모든 부처님들과 하나되게 하는 통로라 할 수 있습니다.”

-공관법 수행을 통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밥먹고 말하고 일하고 잠자고 하면서도 틈틈히 마음을 ‘범소유상 개시허망’하고 챙기는 것을 생활화해서 한 고비 즉, 체험을 겪게 되면 비로소 어떤 마음 어떤 감정이라 할지라도 모두 배 놓은 바가 없이 밀밀하게 다 비춰볼 수 있는 때가 옵니다. 모든 것을 자기 마음 하나에 두고 ‘개시허망’으로 돌리게 되면 큰 삼매를 얻게 됩니다. 이것을 ‘회광반조삼매(廻光反照三昧)’ 즉, ‘어둡던 마음을 빛으로 돌이켜 비추는 삼매’라고 하는데 이게 바로 불법의 정통 선법인 것입니다.”

-수행 과정에서 체험하는 경계를 극복하는 방안도 있습니까.
“공관법의 근간은 어느 한 법도 세우고 인정할 게 없는 도리로부터 비롯됩니다. 따라서 공관법을 닦는 사람은 이 세상의 어느 것도 마음으로 인정해서는 안됩니다. 인정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생사법이요 유위법이며 중생법이 되는 것입니다. 수행에 의해 얻어진 마음도 또한 관찰해야 할 대상으로 두고 관찰에서 관찰을 계속하여 그 관이 끊임없이 확장이 될 때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끊어져 그 마음이 법계에 두루해지고 자신과 마음과 세상이 동체가 되어 차별없는 부처의 공독이 성취되는 것입니다.”
김재경 기자 | jgkim@buddhapia.com |
2003-10-23 오전 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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