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헥….
요즘 우리 아이들은 숨 가쁘다.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학교에 가고,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문 앞에서는 학원차량들이 크락션을 울리며 보충공부를 재촉한다. 주말에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침에는 과외선생님이, 오후에는 학원주말수업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참고서를 통째로 집어넣고 있다. 학업스트레스와 이성문제, 진로고민들이 시종일관 머릿속에 붙어 다니지만, 어디 한군데 토로하거나 상담할 곳도, 그럴 시간도 없다.
지식과 기술만이 강조된 채 도덕성과 인간성이 경시되는 교육현실. 그 속에서 자아를 상실한 아이들은 동급생을 폭행하고 왕따(집단따돌림) 시키며 죄의식 없이 온갖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부재. 이런 아이들에게 한 호흡 가라앉히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수행의 시간을 제공하면 어떨까. 심성개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그 종류와 방법, 효과 등을 살펴보자.
▷ 심성개발 프로그램이란 - 청소년이 지니고 있는 맑은 품성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으로 관법명상과 절명상, 염불명상 등의 명상수행과 다도교육, 역할극, 편지쓰기, 인연도 그리기 등이 있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관법명상과 절명상이다. 관법명상은 몸과 마음의 관찰을 통해 참다운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과정이며, 절명상은 108배 정진이나 3000배 등을 통해 지난 허물을 반성하고 참회하며 집착하는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다.
다도교육은 새롭게 제시되고 있는 심성개발 프로그램으로 불교의 선(禪)을 다도와 접목해 심신의 정화는 물론 겸양과 예의를 존중하는 정신을 키우는 인성·예절교육을 말한다.
이 밖에 자신밖에 모르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고관에서 벗어나 또래 친구들과 타인과의 관계의 중요성과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역할극과 편지쓰기, 인연도 그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 자아발전의 원동력 - 심성개발 프로그램의 주 목적은 자아발전과 마음안정에 있다. 청소년들이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면 머릿속에 가득한 고뇌, 불안, 망상 등 부정적인 심리현상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두뇌가 맑아져 감성지수(EG)와 집중력 향상을 가져온다. 따라서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또한 집중력 향상으로 사고력과 판단력, 암기력들이 좋아져 명상을 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도교육 역시 선다교육(禪茶敎育)이라 불릴 만큼, 의식을 맑게 하고 자의식을 다스릴 줄 알게 해 자주적 인간으로서의 기틀마련과 삶의 주체로써의 자신을 깨닫고 그 역할을 확인하게 해준다.
▷ 학교와 청소년 중심 - 심성개발 프로그램 중 종립학교들을 중심으로 학습능력 배양을 위한 ‘3분 명상’이 성행하고 있다. 수업 전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혀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이 같은 명상법은 학습능률 향상은 물론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상태로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돕는다.
일반학교들도 한달에 한번 토요일에 시행하는 전일제수업시간에 명상교실을 운영하며 청소년들의 심성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의 중학교를 돌며 명상교육을 담당하는 윤나영 지도사는 “참선과 명상은 특정한 사람들이 하는 수행으로 인식하던 학생들이 호기심으로 명상수업에 동참해 호흡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하나 둘 느끼고 있다”며 “학생들은 성적과 학업 스트레스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조그만 생각에서부터 세상에 대한 왜곡된 시각들을 벗어버리는 맑은 정신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또한 사찰단위의 청소년법회와 청소년수련관, 복지관에서도 명상프로그램과 기타 심성개발 프로그램들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거나 하·동기 수련대회나 캠프 등에 접목, 그 활용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