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체험프로그램인 템플 스테이(Temple Stay)가 대학 교양학부의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됐다.
중앙대는 10월 2일 열린 2004학년도 교양과목 심의위원회에서 내년 1학기부터 산사체험프로그램인 ‘내 마음 바로 알기’를 3학점짜리 교양 선택과목으로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가 지난 97년부터 1학점짜리 계절학기 과목을 운영해 오고 있긴 하지만 일반대학에서 학기 중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 마음 바로알기’는 공주 마곡사에서 2박3일 일정으로 다섯 차례 실시되며 수강인원은 한 회당 40명씩 200명 정원이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되돌아보는 명상시간, 108배 및 새벽숲길 걷기 명상, 발우공양, 1:1 대회 및 타인의 마음 받아주기, 자기 마음 열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다른 교과목과의 형평성을 고려, 2박3일의 산사체험프로그램 참가 외에 6시간의 봉사활동을 첨가했다.
이 학교 교양학부 최달호 계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생존경쟁 속에서 대학생들이 정신적인 황폐화와 공황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신적 여유를 찾고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도입하게 됐다”며 “반응이 좋을 경우 횟수와 수강인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프로그램 진행과 평가를 맡게 될 마곡사 포교국장 마가 스님은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에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셈”이라며 “너무 빡빡하게 뭔가를 가르치기보다 명상과 상담 등을 통해 자기 자신의 마음부터 먼저 열어나가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중앙대의 교양과목 채택은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는 산사체험프로그램의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산사체험 연수를 시행하고 있는 하나은행을 필두로 기업들의 문의가 늘고 있고, 문화관광부가 한일 청소년 교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월 26~28일 전등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실시할 정도로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템플 스테이를 외국인 대상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뽑기도 했다.
포교원장 도영 스님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알리는 데 절보다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은 이미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찰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