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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야 ‘70년대 생’=이 불자부터 소개하자. 박진서 불자(33ㆍ법명 진명ㆍ태릉). 입사 9년차, 직업은 기관사다. 철도청 성북승무소 법우회 총무를 맡은 지는 3년째다. 신행 전력은 순박하다. 고교 시절, 영어 단어 수학 문제를 외우고 푸는 것보다 불교가 마냥 좋았다고 한다. 향 내음이 좋아 절에서 살았고, 절이 편해 집처럼 지냈다. 달리는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서 기관사가 됐다는 박 불자. 쏙 들어간 보조개가 백만 불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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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816-########. 올해로 스무 살 막차를 탄 김현진 불자(29ㆍ법명 법륜행ㆍ대치동). 세간의 눈으로 김 불자의 이력을 가늠하면, 쟁쟁하다. 98년 서울대학교 법대 졸업, 2002년 사법고시 패스, 미모 또한 어디 내봐도 빠지지 않는다. 불교는 99년 서울 능인선원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불심이 깊어졌고, 본격적인 신행생활은 연수원 입학이후 34기 다르마 법우회에서 시작했다. 수줍음이 매력이다.
제각기 다른 직업과 이력들. 최소한 공동분모는 있다. 불교다. 부처님이 좋아 직장불자회 사람이 됐고, 동료들과 도반이 됐다. 공통점은 또 있다. 직장불자회에 소위 ‘297’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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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가까이에서 찾을 뵐 수 있잖아요. 덧붙이자면 ‘일’과 ‘수행’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직장불자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속내를 은근히 보여주는 불교. 정말 좋지 않나요?”(일동 웃음)
젊은 직장불자로서 고민도 깊었다. 이야기 바통은 직장불자회 활성화로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직장불자회 신행패턴의 문제점과 대안들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박진서 불자의 말이다. “4~50대 위주의 직장불자회 신행은 젊은 직장불자의 참여 폭을 좁히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법회문화를 필요해요.”
김현진 불자도 말을 보탠다. “맞아요. 한 두 사람이 법우회를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봐요. 다함께 참여하고 진행하는 법우회를 만들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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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불자가 먼저 대안을 제시했다. “자발적인 참여는 일터 불심을 잘 읽어내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봐요. 앞으로 문화 개념의 이벤트를 열어, 젊은 직장불자들이 기획, 홍보, 섭외, 진행 등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원 불자가 거든다. “법회에 빠지면 안 될 만큼 재밌는 법회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다려지는 법회, 부담 없는 법회가 젊은 직장 불자들의 눈높이에 맞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김 불자가 말을 보탠다. 젊은 불자들은 자연스러운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신행 코드를 잘 맞춰야 함께 호흡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본인부터 신행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가지. 이래야만 동료들에게 인격적인 감화를 줄 수 있고, 불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