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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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수행에는 출가, 재가의 구분이 없다”

“연기법의 체득을 위한 팔정도 수행에는 출가, 재가의 구분이 없다.”(미산 스님)

“스승만 제대로 만나면 간화선만큼 쉬운 수행이 없으며, 일상생활과 수행을 함께 해야 하는 재가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수행법이다.”(박영재 법사)

최근 국내외적으로 수행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승속을 막론하고 이제 수행이 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깨달음을 향한 재가 수행자들의 구도의지가 스님 못지 않게 높지만,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수행에 관한 한 주로 출가 승단 위주로만 논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그간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왔던 재가자 수행의 현주소와 전망을 모색하는 강연 및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서돈각)이 격월간 <불교와 문화> 창간 10주년을 맞아 10월 1일 오후 2시 불교방송 3층 대법당에서 갖는 ‘재가자 수행, 무엇이 문제인가 - 그 현주소와 전망’이란 주제의 특별강연회가 그것이다.

이번 강연회에는 재가자를 대상으로 다년간 수행 지도를 해 온 조계종 사회부장 미산 스님(백양사 참사람수행원장)과 박영재 선도회 지도법사(서강대 이과대학장)가 체험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재가 수행문화를 제시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이날 ‘재가자 수행문화 정립을 위한 방향 및 전망’이란 주제로 발표하는 미산 스님은 미리 배포된 원고에서 “연기법의 체득을 위한 팔정도의 수행은 출재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행할 수 있는 모든 불교 수행의 토대이기 때문에 출가자와 재가자의 수행환경은 다르지만 수행의 내용은 같다”고 주장했다. 미산 스님은 “언제 어디서든 수행의 지향점은 연기의 진리를 깨달아 지혜와 자비가 우리의 삶에 충만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제, ”재가 수행자도 바른 목표 설정과 적절한 수행법을 선택해 세속의 어려운 수행환경을 잘 극복하면 오히려 생동감있는 수행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행법은 근기나 성향의 문제이지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다”는 미산 스님은 “아봐타, 마음수련, 단전호흡 등과 불교 유사수행법에 대한 단호한 경계 및 비판교육을 통해, 수행관이 올바로 정립되지 않은 재가 수행자들을 위해서 정법 수행과 사법 수행의 기준점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미산 스님은 “삶의 모든 행위가 수행이 될 수 있다. 꾸준히 하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성이 바뀌고, 인성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수행으로 바뀐 삶은 행복한 삶이다“며 ‘수행 향상의 점검기준’도 제시했다. 즉 △늘 화두와 함께 하는가 △밖에서 구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성찰하는가(廻光返照) △있는 그대로 보는가(如實知見) △항상 마음챙김(正念)과 알아차림(正知)이 되는가 △지금 여기에 있는가(直是現今) △보리심과 자비심이 증장되는가 △탐진치를 능히 조복받는가 △자유롭고 평화로운가 등의 점검목록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자가 체크 혹은 선지식으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불교 재가자의 간화선 수행, 가능한가’를 주제로 발제하는 박영재 법사는 “간화선은 일상생활과 수행을 함께 해야 하는 재가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인 수행법이다”며 “간결할 뿐만 아니라 뜻만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간화선이 힘들고 어렵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향 한 대 타는 시간 동안(40분 정도) 어떤 잡념도 없이 철저히 수식관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대개 6개월이면 충분), 누구나 화두 공부에 온전하게 몰두할 수 있게 된다. 입실지도(일대일 지도점검)를 통한 화두참구로 길러진 집중력은 번잡한 생활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각자 맡은 바 본업에 100% 몰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하루 24시간이 선정 속의 삶이라는 것을 철저히 자각하게 되면서, 늘 있는 그 자리에서 필자가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함께’ 주어진 일에 거의 100%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박 법사는 “재가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간화선을 별 어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포교사회학과)는 <불교와 문화> 9.10월호에 기고한 ‘사이버상에서의 재가불자 선 수행 실태분석’이란 글을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선 수행 지도는 일종의 도구적 수단일 뿐 그 자체가 궁극의 깨달음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올바른 수행풍토 조성과 수행처, 지도자,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사이버 사이버 선수행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세간의 초심 수행자를 지도할 수 있는 출가 수행자를 배출해야 한다”며 “수행 입문과정과 정진과정, 그리고 점검과정 등으로 체계화하고 각 단계별로 이끌어 주고 점검해 줄 수 있는 수행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경 | jgkim@buddhapia.com |
2003-09-25 오전 9:02:00
 
한마디
누가 분별을 하였는가? 오직 세상에 살면서 세상속에서 수련하는자 참된 수행자라 할 것이다. 속세를 떠난 수행은 절반의 수행일 뿐이다. 득도후 세상속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행은 열매없는 꽃에 불과하다. 오직 세상속에 살며 수행하는자 꽃과 열매를 동시에 얻을 것이다.
(2003-09-25 오후 8: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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