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음악치료학회)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치료의 목적과 의미를 이해하려고 하는 그들. 그래서 노래면 노래, 율동이면 율동 모두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봉사팀은 ‘노래하는 약사보살’로 통한다.
“나날이 밝아지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처음만 해도 입 한번 떼지 않는 어르신들이 많아 마음이 무거웠는데, 요즈음에는 저희들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랍니다."
방명희(48) 씨의 말대로 음악치료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한 어르신들은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고 한다.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증명해 보이듯 낯가림에 적대적인 모습까지 드러내던 어르신들. 봉사팀은 그들에게 딸처럼, 며느리처럼 다가가 일상을 묻고 얘기를 나누며 벽을 허물어 갔다. 그래서인지 이제 몇몇 분들은 화장까지 곱게 하고 음악치료 시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헤어질 시간이면 꼭 잡은 손에 따뜻한 정을 오롯이 실어보내기도 할 정도다.
“할아버지, 목소리가 지난주보다 더 커지셨네요.”
“나? 커지긴 뭘… 도라지 한번 불러볼까?”
경계의 눈초리로 봉사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고영환 할아버지는 이제 시키지 않아도 도라지 타령으로 한 목소리 멋드러지게 뽑아낸다. 70대에 질 수 없다고 일어선 80대 대표 이이남 할머니는 산 너머에 두둥실 흘러가는 저 구름을 노래한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트로트 가락에 20여명 어르신들 손에 쥐어 있던 소고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봉사 선생님들 어깨도 어느덧 들썩이기 시작한다.
“노래부르고 악기 연주하며 함께 키운 정이 저도 모르게 많이 쌓였나봐요. 불과 1주일 전에 함께 입을 맞추던 어르신이 일주일 만에 세상을 뜨신 경우가 있어요.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재밌는 프로그램도 아직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데…”
말끝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오은주(43)씨.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도 즐겁게 노래하시던 그 어르신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웠냐는 도반들의 말을 위로 삼는다. 그리고 다짐한다. 매순간 그 같은 절실함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