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인한 대구경북지역 사찰들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구와 경북지역 사찰의 피해는 강한 바람에 기와가 소실되고, 진입로와 담장이 무너지는 피해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사찰의 피해를 교구본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태풍 루사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8교구 직지사는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지사의 피해는 본사의 기와와 담장 일부가 파손되는데 그쳤고, 김천 청암사 수도암 보살입상의 석축이 무너져 내렸으며, 김천 태화리 석조보살입상의 석축도 일부 붕괴됐다.

9교구 동화사는 경내에서 통일대불전으로 향하는 돌계단 30여미터가 무너져 내리고, 이 충격으로 해탈교도 금이 가는 등 안전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암자 진입로의 다리들도 태풍에 떠내려온 나무가 부딪혀 안전성 검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동화사 말사 중에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곳은 현풍지역으로 현풍포교당이 완전 침수됐고, 천수암 건물이 붕괴되었으며, 용화사 요사채가 침수 및 일부 파손되는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한다.

동화사는 지금까지의 자체 피해규모만 약 1억 5천만원 가량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각 사찰의 피해까지 집계한다면 피해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교구 은해사는 영천 신흥사 대웅전 기와가 훼손됐고, 영천 봉림사와 죽림사, 신령 포교당 등도 전각의 기와나 석축도 피해를 입었다. 또, 하양 환성사, 청송 포교당 등도 담장과 석축이 유실됐다.

11교구 불국사는 대웅전을 비롯해 경내 전각 12개 동의 지붕과 기와가 강한바람에 소실됐으며, 담장 백여미터가 파손 또는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천연기념물 11호로 지정된 포항 보경사 탱자나무와 함께, 보경사 원진국사비 주변의 담장 35미터 가량이 무너졌다.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 앞 수령 5백년된 보리수 나무가 부러지고, 영덕 장육사 진입로, 홍련암 계단이 유실됐으며, 포항 천곡사는 칠성각이 완전히 붕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주분황사도 담장 2백여미터가 붕괴됐다.

12교구 해인사는 아직까지 말사의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았으며, 해인사 대적광전 오른편 담장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해인사 진입로 등도 유실됐다. 이와함게 길상암의 탑의 석축부분이 불어난 물에 쓸려내려가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
16교구 고운사는 절 주변을 빽빽이 둘러산 수백년 된 소나무들이 100여그루 이상이 강한 바람에 넘어지고, 고운사 누각 보화루 기와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사찰의 피해가 큰 것으로 드러나자 대구지역 불교계 자원봉사단체들은 봉사인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라고 수해복구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나, 인력이 필요한 곳 등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현재는 수재의연품 모집이나 자원봉사 대상지역 등을 물색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