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60.0m이라는 기록적인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범어사를 비롯 크고 작은 사찰의 피해도 속속 파악되고 있다.
9월 13일 현재, 정전과 도로유실 등으로 정확한 피해가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부산 경남지역의 경우, 통도사 말사인 도성암(주지 대휴스님)의 인명 피해를 비롯 범어사의 요사채 기와가 소실되고 고목들이 뿌리채 뽑히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창녕군 창녕읍 송현리에 위치한 도성암에서는 12일 밤 11시께 호우로 요사채가 유실되면서 심현숙씨를 비롯한 2명이 실종됐다가 다음날 사망한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도성암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요사채가 유실되면서 공양주와 기도차 방문해있던 신도가 변을 당했다.
또한 부산 범어사는 관음전, 천왕문, 미륵전 등의 기와 일부가 강풍에 날아가고 파손됐으며, 일주문 앞의 고목들이 뿌리채 뽑히는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수령 60-200의 소나무와 전나무들이었으나 매미가 동반한 강한 바람앞에 맥없이 뿌리를 드러냈다.
13일 오전부터 긴급 복구반에 의한 복구가 진행중인 범어사는 전기가 끊어진 상태이며 범어사 말사인 선암사도 몇 몇 당우의 기와가 날아가고 전기와 전화가 끊겨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밖에도 해인사, 동화사, 쌍계사, 내원사 등지에서도 진입로가 유실되거나 전기 공급이 끊기고 통신이 두절되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앞으로 복구 작업에 불자들의 동참과 관심이 요청되고 있다. 이처럼 사찰 피해가 속출하고 전국이 태풍 매미의 피해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를 내자 태풍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의 고통을 들어주기 위한 불자들의 구호활동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계종봉사단 부산경남지부, 자비실천찬불가회,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 등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구호물품을 모으고 봉사단을 구성해 복구 작업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