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 신행 > 신행
범어사 내원암, 농아불자 40명 수련회
범어사 내원암에서 8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전국농아불자수련회에 참석한 농아인 불자들이 수화로 찬불가를 배우고 있다.
소리가 없다. 여느 수련회와는 다르다고 느끼는 순간, 수련회 참석자들이 손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삼법인, 팔정도, 육바라밀을 설명하는 교리공부 시간, 스님은 수화로 설명했다. 스님이 팔정도를 질문하자, 몇몇 참가자들이 수화로 대답했다.

부산 범어사 내원암(주지 경운)에서 8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된 전국 농아 불자 수련회. 소리가 들리지 않고, 언어를 소리로 표현할 수도 없는 농아 불자들이 그들의 언어인 수화로 교리와 찬불가를 배우며 불법에 푹 빠져 지냈다.

부산 농아인불자회, 서울 조계사 원심회 등 서울, 대구, 부산, 김해 등 전국의 농아 불자 40여명과 수화 봉사모임인 심여회를 비롯한 자원봉사자 20여명이 함께 한 수련회는 지도법사 도원스님과 내원암 신도들의 정성과 보시로 마련됐다. 도원스님은 출가 전부터 수화 봉사모임인 심여회에서 활동해 온 인연이 있어, 농아인들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불법을 이끌어 주는 스승이다.

수화로 법회 내용을 통역해 주는 사찰이 없다 보니 농아인 불자들은 자신들을 위한 수화 통역이 있는 수련회는 반갑기만 하다. 조석예불, 법문, 찬불가, 부관스님의 종이 만들기 등 모든 프로그램이 수화통역으로 진행되고 2자 1배로 진행된 반야심경 사경에서는 땀을 흘리면서도 농아 불자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김태운(김해 배화고 2) 학생은 수화로 수련회 참가 소감을 밝혔다. “어디서 이런 법회가 열리는 줄 몰라서 처음 참석했는데, 발우공양, 반야심경 사경, 참선 등이 너무 좋았다. 친구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도원스님은 태운이의 말을 대신 전했다.

전국에서 농아인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는 곳이 단 3곳뿐일 정도로 농아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전무한 상태여서 6년째 열고 있는 수련회가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도원스님과 심여회 회원들은 한 달에 두 번 농아인들을 위한 정기법회를 내원암에서 열고 불교수화 보급과 잘못된 불교수화 바로 잡기 등에 꾸준히 힘써오고 있다.

도원스님은 “전국 40만 명의 농아인들은 불법을 만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농아법회와 농아인 2세들을 위한 언어교육, 심성교육 등을 열어 어릴 때부터 부처님법에 따른 지혜로운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고 싶다”고 불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일반인이나 농아인들이나 부처님법을 배우고 실천하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다. 차별 없이 평등하게 불법을 배울 수 있는 이런 수련대회와 법회가 곳곳에서 열렸으면 좋겠다.” 임희규(42.부산) 불자가 수화로 들려준 말에서 수련대회에 참석한 40여 농아인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전국 농아인 불자 수련대회는 마지막날, 범어사와 부산의 명소인 광안대교를 돌아보고 회향됐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3-08-11 오전 8:51:00
 
한마디
듣던 중 가장 흐믓한 불교소식인 것 같습니다^^ 내원암 도원스님... 부처님의 법향으로 늘 법체 강건하시기를...()()()
(2003-08-11 오전 12:03:01)
9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