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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청소년 지역감정 '골' 메운다
영남과 호남 사이에 흐르는 지역감정의 깊은 골을 메우는 노력에 불교시민단체가 적극 나섰다.

맑고 향기롭게 부산 모임이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을 열고, 맑고 향기롭게 대구모임과 생명나눔실천본부 광주지역본부(본부장 일철스님)는 영호남 사랑의 헌혈증서 나누기로 영남과 호남의 선연맺기를 시작했다.

또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본부장 박수관)이 18일과 19일 양일간 함지골 청소년수련원과 부산일원에서 가진 영호남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여천과 부산의 청소년 240명에게 ‘지역감정’이란 낯선 단어처럼 보였다.

"부산의 친구들을 만나서 너무 반갑다. 다음엔 여수의 향일암과 오동도, 돌산대교의 야경과 돌산 갓김치와 고돌빼기 맛을 보여주고 싶다."

여천 실업고 전미심 학생의 말에 부산컴퓨터과학고의 최묵돈 학생은 "먼 길을 달려와 준 여천의 친구들에게 고맙다. 직접 만나보니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며 웃음을 보냈다.

청소년들에게 지역감정의 골을 물려주지 않기 위한 영호남청소년 교류사업으로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날 행사는 만남의 시간, 발대식, 장기자랑, 문화공연 등을 펼치는 동안 첫 밤이 깊어갔다. 영호남 청소년들의 만남 자체가 뜻 깊었던 첫날밤,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120명씩 참석한 240명의 학생들은 청소년 세대의 열린 마음을 확인시키며 지역감정을 불식시켰다.

‘부산 바로 알기’의 일환으로 둘째 날인 19일에는 현장 학습의 기회를 가졌다. 해운대 아쿠아리움 관람, 광안대교 관광, 범어사 견학 등의 시간을 가지며 지역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부산의 청소년들이 여천을 방문해 호남지역 바로 알기에 참여한다.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 박수관 본부장은 “청소년들의 교류를 가족, 학교, 지자체 등으로 확대하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간의 일대일 교류 등으로 정착시켜 나가면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이 행사의 의미를 전망했다.

또한 헌혈을 많이 하고 있는 학생들의 방학으로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맑고 향기롭게 대구모임(회장 고경순)과 생명나눔실천본부 광주지역본부(본부장 일철스님)는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영호남 사랑의 헌혈증서보내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두 단체의 실무자들은 지난 2일과 17일 각각 맑고 향기롭게 대구본부와 생명나눔실천본부 광주지역본부 사무실에서 실무회의를 갖고 오는 8월부터 관공서에 헌혈증서를 모으기 위한 사랑나눔 우편함 설치, 가두홍보 캠페인 전개, 사랑나눔 편지 보내기 등을 통해 매월 모아진 헌혈증서를 상호 지원하여 투병중인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키로 결정했다.

맑고 향기롭게 대구모임 이유호 사무국장은 “아무렇지 않게 던져진 헌혈증서 한 장이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영호남간의 묵은 앙금이 해소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천미희 기자
대구=박원구 기자
2003-07-25 오전 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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