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조계종 9교구 본사인 동화사(주지 지성스님) 통일대불전은 스님과 불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아홉 번째 접어든 화엄논강 ‘화엄경의 성불론’ 주제의 법회 현장에는 그동안의 치열한 논강 분위기를 반영하듯 150여 스님과 250여 재가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기를 뿜었다.

염불 참선과 함께 3대 방편문의 하나인 간경(看經) 수행이 세간의 화제가 된 실상사 금강경 결제에 이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간경은 경전을 통해 불법을 공부하는 것으로, 생각으로만 부처님의 말씀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통해 그 말씀이 몸과 마음에 젖어들게 하는 수행이다. 때문에 간경 수행에서 경전은 부처님의 사상이 그대로 농축된 법신으로 수행의 지침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종의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문자를 쓰지 않고, 따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진리를 전한다)’이라는 뜻이 곡해되어 경전 공부를 도외시한 때가 있었다. ‘문자에 걸리지 말라는 것’을 경전을 보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현신(現身)이나 다름없는 경전을 외면하고 어떻게 도에 이를 수 있을까. 중국 선종의 초조 달마 대사가 <능가경>을 애독했고, 5조 홍인 스님은 <능가경>과 <금강반야경>을 소의로 해서 종풍을 떨쳤으며, 6조 혜능 스님은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이란 경문을 보고 깨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식자층이 늘어난 세태를 반영하듯 새로운 수행방편으로 각광받고 있는 간경 공부가 진행되고 있는 전국 사찰과 수행단체를 소개한다.

○… 대구 동화사는 <화엄경>을 체계적으로 분석, 조명, 토론하는 '화엄경 논강'을 올 하안거가 시작된 지난 5월 17일부터 결제가 끝나는 8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열고 있다. (053)982-010

○…서울불교전문강당은 7월 31일부터 2학기 경전강의를 시작한다. 각성스님(부산 호림사 승가대학 강주)이 <금강경> <능엄경>을, 덕민스님(범어사 승가대학 강주)이 <원각경>을, 통광스님(쌍계사 승가대학 강주)이 <대승기신론>을 각각 강의한다. (02)732-4923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주지 보경스님)는 백중 49일 영가천도 기도회향에 맞춰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을 초청, 8월 6~12일(매일 오전 11시~12시30분) 7일간 법화경 대산림을 연다. (02)733-5322

○…서울 삼보법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12시30분 정기법회에서 경전을 강의한다. 첫째 주는 법구경(박경준 동국대 교수), 둘째 주는 화엄경 십지품(중앙승가대 총장 종범스님), 셋째 주는 달마대사 이입사행론(송찬우 중앙승가대 교수), 넷째 주 사십이장경(정병조 동국대 교수). ((02)943-2858

○…대한불교보림회(회장 성상현 법사)는 매주 월요일 오후 7시~8시30분 금강경, 매주 수요일 오후 1시45분~3시15분 능엄경, 매주 금요일 오후 2시~3시30분 법화경 강의를 진행중이다. 아함경, 능엄경, 원각경,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열반경 등 7보(寶) 경전을 모두 외워서 해설하는 성상현(69) 법사가 직접 강의한다. (02)739-1044

○…서울 한국선문화연구원(원장 성본스님)은 지난 달 24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5시 육조단경 강의를 하고 있다. 성본스님이 <돈황본 육조단경>(성본 스님 역주, 한국선문화연구원 펴냄)을 교재로 중국 선종사 전반에 대한 강의를 병행한다. (02)765-6539

○…‘부산 무심선원 원장 김태완 교수(부산대 철학)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전심법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 ‘선으로 읽는 금강경’을 강의한다. 무심선원은 체험을 녹인 선어록 강의로 법의 실상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51)515-7226

○…서울 보명선원은 매주 토요일 오후 4~6시 경전강의를 한다. 첫째 주는 반야심경(김용정 박사), 둘째 주 원인론(각성스님), 넷째 주 유식강의(각성스님) 등의 순이다. (02)2273-8484

○…서울 강남포교원 원장 성열스님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선으로 푸는 금강경’을 강의한다. (02)539-2631

○…금강경독송회(지도법사 김재웅)는 ‘마음을 닦는 방편’으로〈금강경>을 하루 7독송을 하며 정진한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30분 정진방식으로 5독송을 하며, 저녁 7시부터 8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2독송을 한다. (02)742-0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