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을 비롯한 갖가지 형태의 검증받지 못한 사교육이 동심을 멍들게 하는 요즘, 불교적 가치관을 접목한 바람직한 유아교육법을 모색해 보는 워크숍이 열렸다.
동국대학교 부속유치원(원장 이수경, 동국대 불교아동학과 교수)은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제2회 불교유아교육을 위한 원장ㆍ교사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국 불교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3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워크숍은 ‘불교ㆍ어린이ㆍ문화’를 주제로 불교의 생명존중사상에 입각한 생태유아교육, 정신과 신체의 조화로운 발달과 유아의 불교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이수경 원장은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ㆍ교육 환경 속에서 불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어린이 교육을 고민해보기 위해 워크숍을 마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워크숍을 통해 발표된 논문 중 유아교육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목한 이수경 원장과 이주연 교수(경인대)의 ‘유아를 위한 창의적 전통불교미술 문화감상 및 창작 워크숍’, 이부미(중앙대 강사) 씨의 ‘불교생태 유아교육의 이론과 실제’의 내용을 소개한다.
▷유아를 위한 창의적 전통불교미술 문화감상 및 창작 워크숍
이수경 원장과 이주연 교수는 유아들이 전통 미술문화를 이해하고 감상하며 창의적인 제작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학습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불교미술을 회화와 조각, 공예, 디자인, 건축 5개 분야로 구분한 뒤 이를 기초로 유아 대상의 전통미술문화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례로 ‘탑 감상 및 창작하기’라는 유치원생 대상 프로그램에서는 탑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덧붙여 탑 이름 지어보기, 탑과 관련한 설화 찾아보기, 탑에 표현된 동물이나 식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통해 석조건축의 한 부분으로서의 탑이 지닌 의미를 알아보게 한다는 식이다.
이 원장은 “유아를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실시할 경우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미적 체험과 감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전통 미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교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지도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생태 유아교육의 이론과 실제
최근 새만금 사업과 청계천 복원, 북한산 관통도로 논의 등이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그만큼 생태는 우리 삶에 있어 하나의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공동육아ㆍ공동체교육 현장전문가이기도 한 이부미 씨는 공동육아에서 이루어진 생태교육의 경험을 불교의 생태윤리에 연결짓는 시도를 선보였다.
“불교의 가르침은 근본적으로 생명존중”이라고 말하는 이 씨는 “자연을 파괴한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 불교생태운동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환경파괴의 원인이 인간과 자연을 별개의 존재라고 보는 사고방식과 인간중심주의, 연기적인 사고방식의 결여에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음으로 해서 저것이 있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릴 때부터 몸으로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불교생태운동의 일상적 실천의 예로 이 씨는 발우공양을 든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발우공양이야 말로 불교생태운동 사상을 완벽하게 구현한 생활방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씨는 “환경윤리의 실천은 어린이들의 권리이자 중요한 교육적 사안”이라며 “불교의 자연생태 사상을 바탕으로 한 생태교육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