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하루의 절반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는 직장불자들. 이들은 신행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 유형은 경전공부, 지역 불교문화 탐방, 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하다. 경전공부는 외부 인사 초청 ‘법담회’를 개최하거나 연구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는 등 그 형태도 다르다. 특히 지역 불교문화 탐방은 현장 불교학습 활동은 기본이고, ‘불교문화재’지킴이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삶의 현장에서 불심을 일궈가는 불자들. ‘일터 불심’이 꽃피우고 있는 신행생활을 들여다본다.
▼‘경전에서 부처님 가르침 배운다’=건설교통부 불자회는 지난 2000년 창립이후 송도근 불자회장의 지도 하에 <반야심경>을 공부하고 있다. 또 과천 정부청사 5개 부처 불자연합회 결성을 주도, 매주 한 차례 보광사에서 <금강경> 독경을 이끄는 등 경전공부에서만큼 웬만한 불교학회 수준과 맞먹는다. 국내 20개 금융기관 불교회 창립에 모태가 된 한국은행 불교회도 마찬가지다. 이 불교회는 매주 <법화경>, <불교경전입문> 등의 교리강좌와 <금강경> 사경법회를 봉행하는 등 경전 중심의 신행생활을 한다.
이처럼 이들 불자회가 경전공부에 전념하는 이유는 그간 일방적 전달 위주의 법문이 회원들의 교리이해도를 떨어트렸다는 반성에서 비롯된다. 법회의 중심은 바로 회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체계적인 경전공부를 하는 불자회도 있다. 서울대 교ㆍ직원불자모임 '불이회' 는 지난 1998년부터 외부 강사와 스님들을 초청, 법문을 주고받는 ‘법담회’를 열고 있다. 진행 방식은 특정 주제를 발제자가 선정,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눈다. 지금까지 발제자로 순천 성자암 소현 스님, 아바타 명상가인 김희균 선생, 서울고등법원 권남혁 부장판사 등 계층 또한 다양하다.
▼‘지역 불교문화 탐방’=경북도청 불자회는 이 지역 문화재 중 불교문화재가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 불교문화 기행으로 신행생활을 한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경주 석굴암과 남산 등 자기 고장 불교문화재의 소중함을 되새기고자 마련한 것이다. 또 마산시청 불자회는 ‘사찰 현장학습’을 연중 2회 이상 실시해 지역 불교문화유산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특히 전남 순천시청 불자회와 전북 장수군청 불자회 경우, 지역 내 불교문화재를 보살피는 ‘불교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펼치는 한편, 서울·경인교사불자연합회는 훼불 방지와 ‘사찰환경 지킴이’ 활동을 하는 등 가람수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법륜불자교수회는 별도로 불교문화재위원회를 두어 불자교수 회원의 전공을 접목한 불교문화연구를 하고 있으며, 경북 청도군청 불자회, 서울 은평구청 불심회 등도 지역 사찰을 찾아 불자로서 자신의 신행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불교를 느낀다’=경전공부, 지역 불교문화 탐방은 기본. 적극적인 자원봉사 실천으로 신행의 꽃을 피우는 불자회가 있다. 대한가수불자회는 지난 1990년 이후로 전후방 군부대, 교도소, 구치소, 양로원, 병원 환자 위문, 청소년 갱생보호원 등 사회와 격리되고 소외된 이웃을 찾았다. 특히 이 불자회는 현재 위문 공연 회수만 6백회가 넘을 만큼 왕성한 신행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 제주지역회는 무료 장애인 도일주 관광 시켜주기 운동을 벌여 외로운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는 물론, 주변 자연보호 환경운동도 펼쳤다. 대구 서부경찰서 법우회도 관내 노인시설 영락 양로원을 전ㆍ의경 불자회원들과 한달에 한번씩 찾을 뿐만 아니라, 무의탁 어르신을 방문해 이불세탁, 목욕과 청소, 말벗 등 몸과 마음으로 봉사의 참뜻을 되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