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중, 태국ㆍ미얀마ㆍ몽골 등 불교권 국가 노동자들이 대부분

【전문】외국인 노동자 40만 명 시대. ‘불법체류자’라는 멍에가 이들 절대다수를 옭아매고 있다. 고질적인 임금체불, 산업재해, 질병호소…. 마땅히 하소연할 불교계 지원단체도 없고 불교계는 뒷짐만 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직 불자회 2곳이 이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선재마을의료회와 사법연수원 다르마법우회 동문들로 구성된 불자법조인연합회가 바로 그곳. 이들 단체는 업무 특성을 살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의료ㆍ법률상담 분야에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선재마을의료회, 부천서 무료진료소 13일 개원…진료과 3개 진료진 10명 구성

▼‘아픈 사람은 이곳으로 오라’=외국인 노동자의 20%가 몰려 있는 경기도 부천시. 13일이면 불교계 최초의 ‘외국인 노동자 전용 무료진료소’가 이 지역 석왕사(주지 영담)에 문을 연다. 운영책임은 선재마을의료회(회장 김광수)가 맡고, 석왕사는 30평 규모의 장소를 제공한다. 진료과목과 의료진도 구성됐다. 과목은 치과, 내과, 안과, 정형외과 등 의료 수요가 많은 것부터 마련됐고, 진료진은 의사, 간호사, 약사, 임상병리사 등 총 10명이 꾸려졌다. 선재마을의료회는 적어도 부천진료소를 1차 진료병원 수준에 맞추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선재마을의료회가 왜 부천시에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를 개원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이는 선재마을의료회가 그간 서울 강남 봉은사진료소에서 간헐적으로 벌여온 외국인 노동자 진료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들에게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코자 이곳에 진료소를 연 것이다. 특히 이 지역 외국인 노동자 중 70%이상에 달하는 태국ㆍ스리랑카ㆍ미얀마ㆍ몽골 등의 불교국가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 ‘작은 불교병원’을 열었다.

불자법조인연합회, 안산공단으로 인권ㆍ법률 상담 활동

▼‘임금체불 등의 법률문제, 우리가 해결한다’=외국인 노동자들을 가장 옥죄는 것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보상 등의 법적인 문제. 원인은 전적으로 불법입국자라는 신분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를 악용하는 고용주들로 이렇다할 법적 대응도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다. 이에 사법연수원 다르마법우회 출신 동문들로 구성된 불자법조인연합회가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 법률사무소 ‘사람과 법’ 대표 이홍주 변호사가 주도 한 이 불자회는 매월 한 차례씩 경기도 안산공단으로 법률 상담에 나선다. 주로 밀린 임금과 산재 보상금 등을 받아주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또 실질적인 지원방안으로 통역과 서류작성을 담당할 실무 자원봉사자 모집 활동도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불자법조인연합회는 이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 인권 상담과 관련,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회가 운영하는 ‘김포 외국인노동자인권문화센터’ 등 불교NGO 단체들과의 연계 방안도 추진한다.

법률사무소 ‘사람과 법’ 이홍주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산업재해와 질병 호소에 이어 임금체불로 경제적 빈곤까지 겹치는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직장ㆍ직능불자회가 이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부처님의 자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