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가르침 하나 의지해 필리핀에 한국불교를 뿌리내리기까지 힘든 점도 많았어요. 그러나 한국에서 조성해서 모셔간 불상을 얼싸안고 우는 교민들을 보면서 다시 힘을 냈습니다."
2000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 <대한민국 경주 불국사 포교원>을 개원, 현지민과 교민 포교에 힘써온 법관스님은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봉사와 구호활동으로 필리핀에 한국불교의 뿌리를 내렸다. 현지에서 사용할 포교책자를 만들기 위해 잠시 귀국한 법관스님이 처음 필리핀과 인연이 된 것은 88년. 카톨릭과 기독교 인구가 대부분인 필리핀에 한국불교를 알리고 싶다고 발원한지 10여 년 후인 2000년 스님은 마닐라에 건평 100평 규모의 포교원을 열어 필리핀 포교를 시작했다. 한국 교회만도 100여 개에 달하는 필리핀에 한국 사찰은 스님이 운영하는 불국사 포교원 단 한 곳뿐이다.
"처음 필리핀에서 포교를 시작했을 땐 기독교인들로부터 협박도 받았다"고 조심스레 털어놓은 스님은 "첫해 백중법회 때는 혼자 법회를 봤다"며 포교 초창기의 어려움을 전했다. 협박을 받을 때면 부처님 가르침으로 그들을 포용하면 언젠가는 불법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원력하나로 버텼다. 교민신문에 광고를 내고 스님이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활동을 벌이며 한국사찰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고 법회 참석자가 늘기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과 초하루, 자장재일에 한국식으로 예불을 보고 있는 법관스님은 70여명으로 늘어난 신도들과 함께 정기적인 봉사활동과 불우이웃돕기를 통해 부처님 법 전하기에 주력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마닐라 알라방에 있는 엘시가체 재활원을 방문, 정신지체아들을 돌보고 매월 첫째 월요일에는 91년 대화산 폭발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삐나뚜보를 방문해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닐라에서 9시간, 사막과 고산지대는 걸어서 가야하는 먼길이지만 삐나뚜보의 빠윈, 빠익, 가반 등 5곳을 방문,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고 있다.
법관 스님은 "정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열악하다.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이곳이야말로 부처님의 제자들이 도와야 할 곳"이라며 "한국 불자들이 헌옷이나 헌신발, 헌 냄비 등 어떠한 것이라도 후원해 준다면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 좋은 방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 봉사활동 외에 불국사 필리핀 포교원 행사는 초파일 법회, 백중법회, 연말 크리스마스 행사 등이 있다. 매년 8월에는 현지인과 교민들이 함께 하는 백중법회를 열어 지역의 불우이웃 108가구 선정 쌀, 옷, 빵, 음료수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연말 크리스마스에는 타종교인들를 감싸안는 노력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하고 있다. 이 같은 봉사활동과 이웃과 함께 하는 법회로 필리핀 불국사 포교원은 마닐라 대학에서 학생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법구경, 화엄경, 생활법문 등을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편집한 포교책자를 만들어 포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 법관 스님은 "마닐라 근교에 사찰을 지어 교민들의 안식처이자, 한국불교와 불법을 널리 펴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전화:필리핀-847-8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