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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 학인들 결식아동돕기 바자회
“보살님 이건 해와 달을 뜻하는 월성염주예요. 싸게 드릴께요.”
“꼬마손님은 이쪽으로 오셔서 사탕드세요.”

6월 6일 비구니 수행도량인 경북 청도 운문사에서 결식아동을 돕기위한 바자회가 열렸다. 운문사 학인스님들이 직접 나서 점심을 굶고 있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 1년에 단 한번 여름수련대회 외에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운문사 만세루에서는 이날 예외적으로 염주전, 다구(茶具)전, 불서전, 선서화 부채전 등 작은 불교용품점들이 들어섰다.

만세루의 바자회장에는 운문사 승가대학장 명성 스님, 주지 흥륜스님을 비롯해 600여 대중스님들이 소장하고 있던 염주, 불서, 녹차, 다기 등 2천여점의 불구용품들이 전시 판매됐다. 특히 스님들이 직접 그린 선서화로 만든 부채와 함께 스님들의 애장품인 난(蘭)화분, 목아박물관 박찬수 관장의 목불상 등은 바자회장을 찾은 불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운문사 승가대 일원스님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밥을 굶고 있는 아동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우리 스님들이 해 줄 것이 없나 고민하다가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보자는 생각에서 바자회를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공부로 쉴 틈 없는 운문사 학인들이지만 이날 하루만큼은 불교용품점 주인이 되어 서툰 솜씨로나마 흥정을 벌였다. 바자회가 진행되는 동안 스님들은 물건이 잘 팔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바자회에 참가한 신도들은 뜻깊은 행사에 동참도 하고 저렴한 가격에 불교용품을 구할 수 있어 흥이 넘쳐 환희심을 냈다.

바자회는 당초 3일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곳을 찾는 불자와 관광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첫날 거의 모든 상품이 동이나 버릴 지경이었다. 이날 바자회에서 선서화 부채 2점을 구입했다는 대구에서 온 불자는 “스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는 말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학인들이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외부의 도움을 받거나 돈이 들어간 것이 일체 없다. 바자회를 알리는 현수막도 스님들이 손수 글을 썼고, 불구용품 등을 옮겨오거나 상품들을 진열하는 일 모두 스님들이 직접 했다. 이것도 수행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돈보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운문사 학인스님들은 이날 바자회에서 얻어진 수익금을 우선, 인근에 위치한 금천초등학교의 결식아동을 돕는데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지역 복지관 등과 연계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울 계획이다.
이준엽 기자 | maha0703@hanmail.net
2003-06-11 오전 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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