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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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ㆍ전국신도회 통합 과제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사단법인 전국신도회가 4월 29일 통합을 선언, 조계종 신도회의 양립구도를 청산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완전한 통합이 아니라 통합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지닌 의지 표명 단계에 머물고 있다. 완전한 통합을 위해서는 넘어야할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 이에 완전한 통합과 통합 이후 신도회의 위상 제고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두 신도회 회장에게 들어보았다.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의 통합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선진규 회장-55년 창립된 전국신도회는 정화불사를 이루어 내는데 일익을 담당했을 뿐만 아니라 종단 외호단체로 잡았습니다. 불교의 대중화와 생활화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새로운 신도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그러나 94년 조계종 사태 이후 전국신도회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명맥만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통합을 계기로 전국신도회는 중앙신도회에 역사와 전통을 이어주고 중앙신도회는 이를 계승하는 명실상부한 조계종의 산하 신도단체로서 거듭나게 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창기 회장-55년 창립된 전국신도회는 통합종단이 안정을 찾는데 일정부분 기여를 했으며 이후 조계종의 신도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개혁종단 출범으로 창립된 중앙신도회는 사찰신도회 중심구조를 갖춰 새로운 신도회상을 정립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두 조직을 통합함으로써 불교대중의 대의성을 분면히 하고 신도조직의 전통을 이어가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두 신도회는 현재 통합에 합의하고 통합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완전 통합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제들이 남아있고, 어떻게 풀어갈 생각이십니까? 또,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선진규 전국신도회장
선진규 회장-조계종 종헌 정신과 종법령의 질서체계 속에서 통합을 추진해 갈 것입니다. 특히 사안별로 민감할 수 있는 통합 대의원 구성과 사단법인 승계, 종헌 개정 등은 앞으로 구성될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면밀히 검토할 계획입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통합 과정에서 별다른 마찰은 없고, 또한 합의한 대로 통합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양 신도회 회원 간에 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양분된 신도조직을 하나로 뭉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화합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대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백창기 회장-통합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으리라 예상 됩니다만, 통합의 대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앙신도회의 경우 종헌기구로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의 방식에 따라 종헌을 개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날 이전에 통합한다는 것은 원칙이었으며, 그 원칙에 입각해 각 단체가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이전에 통합대의원대회를 열기로 합의한 조항이 지켜지지 못한 이유는 시일이 촉박했기 때문입니다.


◇통합 이후 신도회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해 나가는가가 더 중요하리라 봅니다. 통합 신도회의 위상과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선진규 회장-통합 이후 조계종을 대표하는 신도단체로서의 역할과 활동은 종단발전과 불교중흥을 이룬다는 대전제에 맞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포교적인 측면에서도 대자대비를 근본으로 삼고 상구보리하화중생을 목표로 불교의 근본이념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통합 이후의 역할과 활동은 재가불자들의 활동력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불교를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또한 신도가 갖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자각운동을 전개해, 모든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신도운동에 참여하고 불법 외호와 중생구제의 보살행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백창기 회장-통합 이후 신도회는 명실상부한 신도대표 조직으로서 그 역할이 주어져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종법에는 신도회의 구성에 관한 조항만 있지, 지위와 역할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부터 확실하게 명시하고 실질적으로 사부대중 공동체로 구성된다는 종헌정신에 맞는 위상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통합 원칙에는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신도회상을 구현하고, 사찰, 교구 신도회 및 지역, 전국단위 신도단체를 강화 발전시킨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신도회는 어떤 신도회이고, 지역·사찰·교구 신도회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이 필요할까요.

선진규 회장-일부 불교단체들이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약한 수준입니다. 이에 불교신도들도 불교개혁 뿐만 아니라 사회를 정화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신도회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하는 신도회를 말할 것입니다.
신도회 조직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초조직이라 할 수 있는 사찰신도회가 잘 운영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종단 산하 모든 사찰에 신도회를 결성하고, 사찰신도회를 근간으로 시·군 신도회가 조직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튼튼한 하부구조를 토대로 중앙과 사찰신도회간 긴밀한 체계를 갖추어 나갈 것입니다.

백창기 회장-21세기의 화두인 생명과 환경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의 기조를 설정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서 민족의 최대 과제인 통일에 관한 불교적 해법과 실천 방법들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역단위에서 생명과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공동체로서 활동력을 보인다면, 각급의 신도조직은 건강성을 회복하면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부대중이라는 승가공동체의 의미를 회복하고, 그에 맞는 활동을 위해서는 종단, 신도회, 재가불자 개인이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올바른 사부대중공동체 정립을 위해 종단과 신도회, 재가불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선진규 회장-부처님은 사부대중을 화합중이라고 했고, 역할분담도 분명히 했습니다. 스님은 스님으로서의 길이 있고, 재가불자는 재가불자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동안 신도와 신도회가 제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위상도 바로 세우지 못한 면이 강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역할을 하면서 서서히 그에 맞는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백창기 회장-재가불자 개인으로는 올바른 수행을 기본으로 하고, 신도회는 종단의 대표 재가불자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조계종의 현실은 많은 부분에서 재가불자들이 소외되어 객체로 머물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가불자들이 사부대중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 할려는 조심스러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박봉영 기자


◇조계종 신도회 약사
55년 6월 조계종 전국신도회 창립
68~69년 전국 832개 사찰신도회, 13시·도 지부, 152개 시·군 지회 결성
82년 전국신도회 산하 불교교양대학 설립(초대 학장 김동하)
84년 3월 조계종 신도법 제정·공포
94년 6월 전국신도회 사단법인 설립인가
94년 11월 조계종 신도법 개정, 중앙신도회 설립 근거 마련
97년 3월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2003년 3월 중앙-전국 신도회 통합 합의
2003년 4월 전국신도회, 대의원총회에서 통합 결의
2003년 4월 중앙-전국 신도회 통합 선언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
2003-05-12 오전 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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