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제16대 국회 개원이후, 불자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정각회가 회장 선출 문제를 놓고 3년째 표류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민주당 불자의원 모임인 ‘연등회’는 과거 관례대로 집권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회원 수가 많은 야당에서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어, 임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불자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25명, 민주당 12명, 자민련 1명 등이다.
양 당 불자회가 이 같이 회장직에 연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내 대표성을 갖고 불교계와 접촉하기 위해서다. 또 양 당이 내년 총선에 대비한 ‘불심 잡기’도 한 몫을 했다.
최근 들어 정각회 정상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진척은 없다. 민주당 연등회장 김기재 의원과 한나라당 불자회장 하순봉 의원이 만나, ‘김 의원이 회장을, 하 의원이 명예회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불자회 일부 의원들이 난색을 보여, 여전히 접점을 못 찾고 있다.
불교계는 이와 관련, "정치논리보다는 종교적 신념을 가진 종교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초당적 차원에서 정각회를 여법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