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영동-중앙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새벽 빗길을 달려 연화사(주지 구선)의 ‘관(觀) 수련’ 현장을 찾았다.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산 중턱에 위치한 연화사는 시냇물을 건너 한참 산길을 오른 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아담한 높이의 산들로 둘러쌓인 연화사는 절 이름 그대로 연꽃의 가장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주변의 운치를 감상할 시간도 없이 선방에 들어서니 막 주말수련회의 첫 강의가 시작되었다.
“‘옴 수련’의 소리의 파장을 통해 기를 연마하는 토음기공(吐音氣功)의 일종인데, 목적은 가슴바탕에 고요함을 배양하여 의식의 근본을 관할 수 있는 각성을 얻는데 있어요. 또한 가슴바탕의 고요함을 인식함으로써 현상의 공(空)한 면모 즉, 드러난 것의 이면을 보도록 하지요.”
연화사 주지 구선스님이 4념처관과 주력, 기공 등을 응용해 만든 ‘관(觀) 수련’의 기본 행법인 ‘옴 수련’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날 처음 수련회에 참석한 불자들은 이것 저것 질문을 던진다.
“옴수련때 외우는 ‘옴’과 ‘옴마니반메훔’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옴마니반메훔 즉 관세음보살6자대명왕진언을 축약한 소리가 ‘옴’이예요. 옴은 ‘a/u/m’의 합성어로서 각각 만물의 발생, 유지, 소멸을 상징합니다. 우주의 근본음이자 파동이죠.”
문답에 이어 구선 스님은 ‘관 수련’의 또 하나의 행법인 진동관에 대해 설명한다.
“엄지와 검지를 접촉한 채 촉감으로 전해지는 진동을 관찰하는 진동관(振動觀)은 기감(氣感)을 일깨우고 기를 내장하기 위한 통로를 형성하는데 그 목적을 두죠. 4념처관 가운데 신관(身觀)과 수관(受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한 수련생이 진동관의 효과에 대해 질문하자, 스님은 진동관이 수행상의 상기(上氣) 현상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수행자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거나 생각이 과다해서 의식의 초점이 두뇌에 쏠리는 상기현상을 방치하면 심신의 병이 되는데, 진동관을 취해주면 가라앉는다는 게 구선 스님의 설명이다.
강의가 끝나고 구참자들이 다른 선방에서 옴수련과 진동관을 병행하는 자율정진을 하는 동안 초보자를 대상으로 옴수련이 진행된다.
수련생들은 둥글게 마주앉아 목과 어깨는 편안하게, 척추는 곧게 편다. 중요한 것은 가슴의 중심(가슴바탕) 부분에 의식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지점은 명치에서 1cm 정도 위 쪽 지점, 몸 속으로 5cm 쯤 들어간 곳이다.
이어 수련생들은 가슴의 중심에 의식을 둔 채 숨을 아랫배까지 깊이 들이쉰다. 숨을 내쉬면서 ‘옴~’ 하고 소리를 낸다. 혀는 입안의 가운데 높이에 위치한다. 가슴의 중심에 의식을 두고, 가슴의 중심에서 소리가 시작되어 둥글게 구의 형태로 울려 퍼지도록 한다. 가슴의 중심에 계속해서 의식을 두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은 표정들이다.
일부 수련생은 숨을 들이쉴 때, 의식이 코끝이나 배로 옮겨가 버리기도 한다. 주의가 산만하고 잡념이 많아서 수련 자체가 힘든 사람들이다. 스님은 이런 사람일수록 더욱 열심히 옴수련을 하도록 지도한다. 이유는 장부의 음기를 배출시켜 번뇌를 줄여주기 때문이란다. 옴수련을 통해 마음은 고요하게 안정이 되고 의식은 번뇌가 다스려져서 더욱더 명료해 진다고 한다.
3년째 관 수련을 하고 있는 청화 거사는 이렇게 체험담을 말했다.“가슴바탕의 고요함에 입각해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먹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자기를 다스려 나가는데, 나중에는 저절로 가슴의 고요함이 의식의 중심이 됩니다. 말하자면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비추어 보는 척도로 삼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4년전부터 관수련회를 열고 있는 연화사는 정기 주말 수련회와 함께 오는 5월 3~7일, 6월 6~12일 6박7일간의 수련회를 연다. (054)682-7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