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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재가는 없다>라는 대주제로 4월 19일 부산불교교육대학 강당에서 열렸던 재가불자 무차대회가 끝날 무렵, 토론에 나선 재가자가 던진 말이다.
5시부터 9시 30분에 걸쳐 10분의 휴식만 가진채 진행된 이날 재가불자 무차대회에서는 한국불교 정체성과 재가불자들의 역할, 교육, 조직 등에 대한 의견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대한불교청년회 부산지구 창립 37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무차대회는 한국불교 역사상 최초로 열린 재가불자 무차대회였고, 한국불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발전적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크게 관심을 모았다.
황국근 대불청 부산지구 회장이 재가불자 무차대회 개최 취지문에서도 밝혔듯이 오직 삭발수행자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린 수행과 깨달음의 문제를 재가를 비롯한 사부대중의 과제로 인식하기 위한 다양한 관점의 비판과 토론, 의견들이 오갔다.
이욱태 부산불교교육대학 교학처장의 '한국불교의 정체성 문제' 자명스님(마하보리사주지)의 '불교 수행의 문제' '곽만연 동아대 교수의 '바람직한 신도교육을 위하여' 최연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총장의 '바람직한 승가공동체를 위하여'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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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가불자 무차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모든 참석자들에게 차별없이 발표 기회가 주어진 자유토론 시간이었다. 발표자와 토론자, 참석자간의 질문과 대답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어린 질타과 비판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특히 "참석한 것을 후회한다. 재가자 무차대회라고 해서 왔는데, 조직, 교육 등 외부적인 것만 거론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니 안타깝다. 깨달음이 왜 필요하며 깨달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라고 문제를 제기해 장내를 술렁이게 한 재가자가 눈길을 끌었다.
발제자로 나섰던 곽만연 교수는 "재가자 스스로 너무 무기력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불자라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고 적극적으로 불교의 변화를 위해 참여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곽교수는 "재가 스스로 승가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며 "침묵한 재가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제한없는 질문과 거침없는 답변으로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된 재가불자 무차대회는 한국불교가 풀어야 할 많은 숙제를 드러냈다.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 재가와 승가와 조화로운 역할 확립, 재가 조직 활성화, 교육 등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이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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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던 재가불자 무차대회는 한국불교에서 재가자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며 막을 내렸다.
대불청 부산지구는 무차대회를 계기로 재가불교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참석자들의 주소와 이메일을 이용한 다양한 연대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