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선사의 ‘정념(正念, mindfulness)’ 수행이 위빠사나인가 아닌가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과 그의 제자들은 ‘위빠사나와 다르다’고만 할뿐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전문 수행자들 역시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념’ 수행이란 과연 위빠사나인가 선인가?

틱낫한 스님은 마음이 현재에 머물 수 있도록 붙잡아주는 수행을 '정념(正念, mindfulness)'이라고 말한다. 이 정념은 부처님께서 설한 '깨달은 이가 될 수 있는 여덟가지 고귀한 길'이란 뜻의 팔정도(八正道) 가운데 하나이다. 전통적인 해석에 따르면 '정념'은 올바른 정신과 생각이자, 잡념을 버리고 항상 향상을 위하여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무상과 무아를 여실히 깨달아 간다는 점에서 <중아함 염처경>에서 설한 몸, 느낌, 마음, 법(法)을 관하는 사념처관(四念處觀) 즉 위빠사나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틱낫한 스님의 제자들은 위빠사나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은 다를 바 없지만, 지금 여기서 일과 대상과 철저히 하나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한다. 이는 틱낫한 스님의 정념 즉, '깨어있는 마음'에 대한 설명에서도 드러난다.

" '깨어 있는 마음'이란,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나를 100% 함께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마음을 현재에 두는 것은 나를 매 순간 온전히 살아 있게 해주는 기적이다."

정념 수행의 대표적인 행법인 '걷기 명상'을 위빠사나의 '행선(行禪)'과 비교할 때 미묘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걷기 명상은 그 자체가 목적이면서 지금 이 순간 호흡에 집중하며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여유도 갖는 반면, 행선은 발을 옮겨놓을 때마다 아주 세분해서 동작을 시시각각 관찰하는 점이 다르다. 이와 관련 20여년간 틱낫한 스님을 모시고 있는 찬콩 스님은 "위빠사나는 대상을 매우 깊이 관찰하는 점에서 정념 수행과 차이가 있다"며 "정념 수행이 대승 및 소승불교의 수행법에 모두 닿아있다"고 말했다.

‘임제선과 위빠사나 절충한 생활선’ 추측

정념 수행은 오히려 호흡을 관하며 매순간 대상과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평상심(平常心)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임제종의 생활선에 닿아있다. 틱낫한 스님이 임제종의 42세 법손이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찍이 임제선사는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이 없다(卽時現今 更無時節)"고 일갈한 바 있다. 이 말처럼 틱낫한 스님은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라고 계속하여 강조한다. 먼 미래를 꿈꾸거나 과거에 매여 정작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임제선은 바로 목전에서 법을 듣고 말할 줄 아는 마음인 '무위진인(無位眞人)'을 깨닫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불성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살아 움직이고 지각하고 인식하는 것이며, 무위진인은 '바로 지금 눈앞에 드러나는 작용(卽今目前現用)'을 의미한다. 임제 선사는 지금 눈앞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이것이 바로 만법의 근원이며, 이것을 깨달아야 경계의 장애로부터 해탈한다고 말한다. '행주좌와 어묵동정' 가운데 보고 듣고 인식하는 작용에서 늘 지금 눈앞의 일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그 무엇에도 걸림없이 매 순간 어디에서도 주인노릇하며 진실과 마주하는(隨處作主 立處皆眞)' 것이다. 이는 마조 선사가 말했던 평상심을 더욱 더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상심이 바로 도"라고 한 마조 선사는 평상심을 일상적으로 '매순간 끊임없이 작용하고 있는 마음(一切皆眞)'이라고 표현했는데, 임제 선사는 지금 여기서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틱낫한 선사는 이러한 임제선을 위빠사나를 수용해 더욱 구체적, 현실적으로 응용한 수행법이 아닐까 한다. 현대인과 타종교인들에게 맞는 생활선으로 변형시킴으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