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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회 서울지부(회장 이정렬) 주최로 3월 30일 오후 국내 유일의 여성 청소년 수용시설인 안양 소년원(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법당에서 열린 정기 일요법회에는 50여 소년원생이 참석해 잔잔한 목소리로 그동안의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선정ㆍ보시ㆍ인욕반 등의 명찰을 가슴에 단 소년원생들은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듯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22년 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신행회원들은 두 가지를 늘 발원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소년원생들이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소양을 심어주자는 것으로, 이 때문에 이날 법회 주제도 소년원생들에게 꼭 필요한 ‘친구 사귀기’이다. 원생들이 원래 나쁜 것이 아니라 평소 나쁜 친구와 어울리다 보니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는 것을 알게 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소년원생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서 따뜻한 인간적인 유대를 맺고자 한다. 회원들은 법회가 끝난 후 공양을 하며 한 마디라도 더 따뜻한 말을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진미(가명)야, 너는 언제 나가더라?”
“다음 달에 나가요.”
“어느새 벌써 일년 반이 지났구나. 그 동안 잘 참았다. 나가더라도 꼭 부처님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는 착한 일 많이 하고….”
“선생님, 그 동안 너무 감사해요. 꼭 편지 보낼게요.”
“그래 꼭 연락해라.”
신행회원들은 소년원생들과 법회를 통해 맺은 인연을 사회에 나와서도 유지시키려 노력한다. 이렇기 때문에 어엿한 직장인으로 새 생활을 시작한 소년원생들은 신행회원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먼저 전화 연락을 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도울 일이 없나 찾기도 한다.
신행회 회원인 최 대원심 보살(48)도 17년 전 법회를 통해 알게 된 한 소년원생과 뜻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소년원에서 나온 그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현재는 최 대원심 보살의 어머니 병 수발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신행회 회원들은 보시행이 나와 남을 동시에 변화시킨다고 믿게 되면서 더욱 더 열심히 활동을 하게 됐다.
봉사와 수행의 공동체인 신행회가 발족한 것은 지난 81년. 참선뿐만 아니라 봉사도 수행의 중요한 방편임을 강조한 영명 스님(전남 순천 신행선원장)을 만나면서부터다. 영명 스님의 법문에 감동을 받은 불자들이 하나 둘씩 스님 곁으로 모여 들었고, 그들은 보현보살이 되자는 서원을 세운 후 신행회를 결성했다. 특히 서울 법련사 청년회원이 중심이 된 불자들은 별도로 서울 지부를 만들어 22년 동안 매주 두 팀으로 나눠 안양소년원, 광명보육원 등을 찾아가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법회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