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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 대구 지하철 참사현장 방문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천도를 위한 걷기 명상 대법회
“대구지하철 사고 희생자 유족 여러분께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희생된 가족들은 지금도 여러분들 가슴속에 살아있습니다. 깨어있는 마음으로 들여다 보면 여러분 마음속에, 여러분들 사이에서 여러분과 함께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슬픔에서 벗어나 마음을 추스르기 바랍니다”

세계평화의 상징, <화>의 저자 틱낫한 스님이 지하철 화재 참사의 멍에로 얼룩진 대구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시민들과 참사의 고통을 함께했다.

틱낫한 스님은 26일 오후 5시 대구지하철 참사현장인 중앙로역사 1층을 방문해 이곳에서 농성중인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대구시민회관까지 사부대중 500여명과 함께 스님 특유의 명상법인 걷기명상을 하면서 이동하는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천도를 위한 걷기 명상 대법회'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틱낫한 스님은 “걷는 걸음 한걸음 한걸음 마다 들이쉬는 숨 내쉬는 숨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면서 우리모두가 다함께 우리안에 내재돼 있는 자비의 마음을 이끌어 내어 그 자비의 힘으로 슬픔에 젖어있는 이곳에 널리 퍼질수 있도록 마음을 모읍시다”라고 말했다.

대구시민회관 합동분향소에서 헌향하는 틱낫한 스님
분향소에 도착한 틱낫한 스님은 영단에 헌화, 헌향을 하고 17명의 플롬빌리지 스님들과 함께 ‘찬팅’이라 불리우는 천도염불을 봉행한 후 오후 8시부터는 경북대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고통을 건너 희망 만들기’ 주제로 불자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2시간여의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 틱낫한 스님은 “대구에서 발생한 처참한 지하철 사고 소식을 접하고 참사의 슬픔에 젖어있을 대구시민들에게 고통을 넘어서 희망을 향한 참선의 방법을 알려드리기 위해 먼곳으로부터 제자들과 함께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대구에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라며 대구시민을 위로하는 말로 법문을 시작했다.

스님은 이어 “만약 부처님께서 이번 지하철 참사의 주범을 보신다면 부처님은 그 사람을 꾸짖기 전에 한량없는 자비심으로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부처님은 또 이러한 참사의 책임이 방화범 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데 인색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지하철 방화범과 같은 사람들은 우리 도처에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이들을 돕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이러한 참사는 언제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슬퍼만 한다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통과 슬픔으로 얼룩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고요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또, 우리 종교인과 정치인들, 인권을 보호하는 단체의 사람들이 서로 모여 머리를 맞대고 사회에서 소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경북대 대강당 강연장에서
스님은 이외에도 직접 종이를 태우는 시범을 보이며 "연기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형태만 변할뿐 본래는 나고 옴이 없듯 죽고 사는 것도 마찬가지로 없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상의상관적인 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발전해 간다는 부처님의 연기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진정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진리를 바로 보며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설했다.

이날 경북대 대강당 강연장의 2,100여석에 이르는 좌석은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이미 가득차 있었으며, 미처 입장하지 못한 3천여명의 시민들은 강당 앞에 마련된 대형 멀티비젼을 통해 틱낫한 스님의 강연을 경청했으며, 이날 저녁 10시께 스님의 강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이에앞서 오전 11시경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틱낫한 스님은 대웅전을 참배한 뒤 동화사 스님들과 차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아름다운 동화사를 참배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하고 ‘정토는 바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영문 친필 휘호를 지성스님에게 선물하고 지성스님은 보리수 염주를 함께 온 모든 스님들에게 답례했다.
이준엽 기자 | maha0703@hanmail.net
2003-03-27 오후 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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