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그 불행의 근본 원인을 자각하고 그 고통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수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관음보살님의 제자로서 세상의 모든 고통을 자비로써 섭수했던 그분의 자비를 배워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분노, 고뇌, 번민 등의 고통은 말끔히 사라질 것입니다."
3월 25일 KBS홀에서 틱낫한 스님은 "여기에 모인 부산의 사부대중 여러분들을 뵈니, 플럼빌리지에서 함께 수행하는 분들을 보는 것 같아 기쁨을 감출 수 없다"는 말로 생활 속의 구체적인 실천과 수행을 강조하는 법문을 시작했다.
6시 30분부터 부산 관음사 합창단의 공연에 이어 법문이 시작되기 10분전에는 틱낫한스님의 제자 진공스님이 직접 나와 대중들에게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며 수행할 수 있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시간을 가졌다.
"들이쉬며, 내쉬며, 꽃처럼 피어나네, 이슬처럼 맑네.
산처럼 단단하고, 땅처럼 든든하네."
라는 내용의 노래를 영어로 부른 후 한국말로 직접 불러 대중들에게 지금 함께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며 고요히 마음을 가라 앉혀 보자고 제안했다.
서툰 한국 발음으로 대중들과 함께 하는 노래 수행후 틱낫한 스님과 여러 제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음성공양을 올렸고 법문이 시작되는가 했더니 틱낫한 스님이 무대를 천천히 걸으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비구니 제자 중 한 명이 마이크를 잡더니 사부대중과 함께 플럼빌리지에서 행하는 체조를 하자고 제안했고, 홀을 가득채웠던 대중들은 모두 일어서 체조를 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감로사 주지 혜총스님, 천은사 주지 금종스님, 관음사 주지 지현스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모두 일어나 법회 전에 몸을 푸는 체조를 하고 틱낫한 스님의 법문이 종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플럼빌리지를 취재하려는 취재진들에게는 일주일간의 명성이 전제조건이며 그 이유는 이론만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없고, 직접 명상을 통한 마음의 고요를 경험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마음의 고요를 체험하는 명상 수행을 직접 실천하는 것이 현재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법문 중간 중간 종을 쳐 그때마다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는 고요한 시간을 가지며 진행된 이날 법문은 몇 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처음엔 사랑해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햇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얼굴을 대하는 것이 고통이고 서로를 피하면서 생활하고 있다"며 "모든 고통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견해에서 벗어나 고통은 나와 상대의 연기에서 생긴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내 안에서 작용하는 상대를 향한 원망과 화를 고요하게 조절하는 힘이 생길 때 상대와 나의 고통은 함께 해결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면 '지난 몇 년간 내가 당신을 고통스럽게 한 것을 참회하오'하는 간절한 자비와 경청의 마음으로 가족을 대하라"고 당부한 스님은 "지금 현재에 깨어있는 마음으로 과거의 후회와 회한에 얽매이지 않고 오지 않은 미래의 두려움에 끄달리지 않는 고요를 맛보기 위한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는 수행을 하라"고 말했다.
25일 부산 강연을 마친 스님은 26일 7시 대구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강연을 갖게 되며 특히 대구지하철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을 위한 걷기 명상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