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 참선과 함께 3대 방편문의 하나인 간경(看經). 간경은 경전을 통해 불법을 공부하는 것으로, 생각으로만 부처님의 말씀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통해 그 말씀이 몸과 마음에 젖어들게 하는 수행이다. 간경은 가장 기초적인 수행법이므로 나름대로 여러 방편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이 방편들은 크게 열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를 일러 ‘십종수지’(十種受持) 또는 ‘십종전통’(十種傳通)이라 한다.
“대승의 법을 수행하는데 열 가지가 있다. 첫째는 쓰고 베낌이요, 둘째는 공양함이요, 셋째는 베풀어서 남에게 줌이요, 넷째는 다른 이가 읽고 외면 한 마음으로 들음이요, 다섯째는 자신이 읽음이요, 여섯째는 자신이 이치대로 이름과 글귀와 맛과 뜻을 취함이요, 일곱째는 도리 그대로와 이름과 글귀와 맛을 나타내 설명함이요, 여덟째는 바른 마음으로 듣고 욈이요, 아홉째는 조용한 데서 이치대로 헤아림이요, 열째는 이미 뜻이 들인 것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하여 닦아 익히는 것이다.”(중변불변론 무상승품)
경전은 단순한 책이 아니다. 부처님의 사상이 그대로 농축된 법신으로 수행의 지침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종의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문자를 쓰지 않고, 따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진리를 전한다)’이라는 뜻이 곡해되어 경전 공부를 도외시한 때가 있었다. ‘문자에 갇히지 말라는 것’을 경전을 보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현신(現身)이나 다름없는 경전을 외면하고 어떻게 도에 이를 수 있을까. 중국 선종의 초조 달마 대사가 <능가경>을 애독했고, 5조 홍인 스님은 <능가경>과 <금강반야경>을 소의로 해서 종풍을 떨쳤으며, 6조 혜능 스님은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이란 경문을 보고 깨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림회 실장 이완희(37) 포교사는 “경전을 읽을 때는 부처님의 진실한 마음을 얻고자 해야지 알음알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 읽어서는 안된다”며 “스스로의 마음속에 탐진치 삼독(三毒)을 버리고 실상(實相)을 찾는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림회 간경법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1시45분(능엄경), 금요일 오후 2시(법화경) 열린다. (02)739-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