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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서구 화곡1동 배득연 보살의 2층 양옥집. 3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주부 불자들이 반갑게 합장하며 찾아 들었다. 매월 셋째 목요일 어김없이 열리는 ‘무루회(회장 배문수안)’정기법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대원사 성허 스님의 법문과 생명나눔실천회에 지원금을 전달하는 날.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는 조계사 이연옥(38) 불자의 간 이식수술비에 보태고자 무루회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날 초청법사인 성허 스님은 “무루회 회원들의 신심과 바라밀행에 감동해 법석에 동참하게 되었다”며, 즉석에서 지원금을 내놓고 법문을 시작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밝히고 한 그루 나무가 숲을 만듭니다. 한번의 손길이 이웃에게 웃음을 주고 한 사람의 마음이 사회를 밝힙니다. 이는 수행과 기도의 공덕을 사회로 회향할 때 가능합니다.”
1000명이 한달에 1000원을 후원하는 일명 ‘천천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무루회 회원들은 참선과 기도로 용맹정진해 온 성허 스님으로부터 보살행의 중요성을 듣고 더욱 환희심을 낸다. 천원의 작은 정성들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무루회 회원들은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장학금을, 독거노인에게는 후원금을, 군법당에는 염주 8천개와 먹거리를 전달하는 등 자비행을 조용히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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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 김진송(51, 선우향) 보살은 “회원 각자가 강서 양천지역의 사찰에 다니면서 신행생활을 하는 한편 매달 한번 친목을 다지며 성지순례, 철야기도, 보시행을 실천하기 위해 모였다”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한다. 무루회는 매달 가정법회를 열어 스님을 초청해 법문을 듣는 한편 수시로 어려운 이웃에 후원금과 장학금을 전달하며 소쩍새마을, 강화도 군법당 무애원, 선재동자원, 연꽃마을 등 교계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활동도 해 왔다. 또 도반들의 가정에 길흉사가 생기면 함께 참석해 경전도 독송하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무루회는 천천클럽 후원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준다. 요즘은 천천클럽의 맑고 투명한 신행이 지역 사회에 소리 소문없이 알려지면서 자발적인 후원회원도 늘고 있다. 집안에 경사가 있는 회원들은 행사비용을 아껴 성금으로 기탁할 정도다.
신연희(55) 보살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눠주고 베풀 수 있는 마음이 커지도록 항상 부처님 전에 발원한다”면서 남과 나누는 그 자체가 그저 행복할 뿐이라고 말한다.
(02)2605-5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