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노사의 ‘생리휴가’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공방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사건은 지난달 말 불교방송의 여직원이 생리휴가계를 제출하자 간부 직원이 “왜 생리휴가가는 날짜가 매월 다르냐, 그래프로 그려봐라” “여직원들은 남자 직원들에게 고마운 줄 알라”는 등의 발언을 한데서 시작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불교방송노동조합(위원장 박성일, 이하 노조)은 그동안 생리휴가를 비롯해 사내 성차별 관행에 대한 사례를 들어 불교방송측에 이와 관련한 대책을 요구했으며, 3월 13일 사측은 사건에 대한 유감표명과 ‘회사 차원에서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이에 노조는 회의를 거쳐 내부 의견을 조정한 후 14일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에서 노조는 “회사측이 이번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등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원론적인 답변만을 전달한데 실망을 느낀다”고 밝힌 후, “여직원들이 생리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며 다른 직원들 앞에서 생리휴가와 관련,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부분은 노동부에 고소 및 구제신청을 제기하고 성희롱 부분에 대해서는 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여성부에 고발할 뜻을 밝혔다. 현행법상 생리휴가는 월 1회 유급으로 보장되어 있다.(근로기준법 제59조)

이와 더불어 노조는 △해당 인사의 인사조치 및 공개사과 △성희롱 재발방지 및 가시적인 제도마련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등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한편 불교방송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문제 해결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사건을 외부로 확대시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소나 고발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