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충북 괴산 다보수련원에 대학생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 회원 40여 명이 3박4일간의 ‘수행학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행학교’는 대불련이 매년 1차례 여는 수련회로, 올해는 용타 스님(동사섭법회 회주)을 지도 법사로 모시고 ‘활불교의 관점으로 보는 사성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입제식이 끝나고 강의실에 모여 앉은 회원들에게 용타 스님은, 이번 수련대회의 가장 큰 주제인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해보고 그 주제에 대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어보도록 했다.
“키가 작다, 돈이 없다, 성적이 낮다는 식의 불행 조건을 찾지 말고 ‘몸이 건강하다’, ‘부모님이 살아계신다’ 등 행복의 조건을 찾아보세요. 행복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과거의 삶에 대한 반성과 미래의 삶에 대한 묘책을 찾을 수 있는 마음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행복은 자기 자신 속에 있는 것이므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감정을 살피는 것이 바로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스님의 말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좌선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느껴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20여 분간의 명상이 끝나자 자신이 느낀 감정을 다른 참가자에게 이야기하고 들어줌으로써 마음을 나누는 법을 배웠다. 평소 행복이라는 감정을 쉽게 느끼지 못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에도 서툴렀던 참가자들은 명상과 대화가 반복될수록 자신의 깊은 곳에 숨겨둔 이야기를 꺼내보였다.
참가자들에게 스님은 “우리는 너무 큰 행복을 바라고 삽니다. 행복의 기대선을 낮추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는 지족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사에 ‘된다, 안된다’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버리고 ‘이만큼은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 때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발견(인지)하고 느끼고 표현함’이 자신과 주변을 행복하게 하고 해탈케 하는 원리라는 것이다.
둘째 날 강의는 ‘활불(活佛) 선언’으로 시작됐다.
“활불인 나는 온중생의 해탈을 위하여 십바라밀을 궁행하리라.”
이 선언은 활불교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신의 실천 의지를 다지는 수행 방편이다. 활불 선언을 통해 자신이 불성(佛性)을 지닌 존재임을 믿고, 내 행복의 주체는 나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또 용타 스님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진을 해야 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을 ‘10바라밀의 실천’으로 정의했다.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등의 8정도에 6바라밀 중의 보시와 인욕을 더한 10바라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곧 ‘활불교(活佛敎)’라는 것이다.
마지막 날 강의의 주제는 ‘회향하는 삶’이었다. 참가자들이 자신들이 느낀 것을 가정이나 사회에 돌아가서 어떻게 회향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성종희(22) 대불련 영주지부장은 “처음에는 내가 부처라는 말이 와 닿지 않았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가슴으로 느끼게 됐다. 순간순간의 삶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 곧 활불교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행복의 조건이 아주 작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정진을 해나가겠다”는 한 참가자의 소감을 듣고 용타스님은 “얼마나 베풀고 사느냐는 얼마나 값진 삶을 사느냐와 같은 것입니다. 일상생활이 곧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라면 사(思)·언(言)·행(行)의 순간순간 습관적인 대응을 탈피하고 바른 궤도로 이끄는 것이 바로 활불교의 중심”이라고 당부했다.
수행학교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자신이 이미 부처였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매일 부처와 보살의 행을 실천하려는 환희심이 넘쳐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