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직장ㆍ직능불자회는 5백여 곳.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불자회에서부터
갓 태어난 새내기 불자회까지 다양한 면모를 띠고 있다. 그러다보니 불자회의 이름 또한 평범한 것부터 눈길 끄는 이름, 거기에 더해 자의반 타의반 따라붙는 닉네임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직장불심’을 담아내기 위해 직장ㆍ직능불자회는 어떠한 이름을 짓고 있는지, 그 유형들을 살펴본다.
▲단체의 특징을 백분 살린다=판ㆍ검사, 변호사를 배출하는 예비법조인들의 마지막 배움터인 사법연수원 ‘다르마 법우회’. 이 단체는 ‘붓다의 법과 세속법, 이 두 개의 법(法)속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단체이름에 공을 들였다. 서울 조계사 및 노인복지센터에서 연 2회 무료법률상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르바법우회는 단체 특징을 담아낸 이름으로 내담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금강메아리’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서울불교산악회도 마찬가지다. 이름에서부터 산을 좋아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또 지하철 문서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풍경소리, 무료한방 시술봉사를 펼치고 있는 ‘좋은 일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도 이 같은 이유로 독특한 이름을 쓰고 있다. 이 같은 단체특징을 살린 이름 짓기는 자연스런 단체 홍보는 물론, 신규회원 확보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직장은 소속 기관명으로, 직능은 불교용어로=이름 짓기 유형은 근무 조건, 직업 특성 등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직장불자회의 경우, 소속 기관의 이름을 사용해 00시청 불자회, △△구청 불심회, ##은행 불교회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전문직에 종사하는 직능직 불자회의 경우는 일반적인 불교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무료진료활동을 벌이는 선재마을의료회, 무료 투약봉사를 펼치는 불자약사보리회, 불자 법조인 모임인 서초반야회, 국립춘천병원 참나불자회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직능직 불자회는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의 이름보다는 단체가 지향하는 이념을 표현한 불교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직장ㆍ직능불자회에서는 연등, 보련, 다보, 문수, 금강, 법우, 법륜, 법등, 감로 등의 불교용어들을 단골 메뉴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붙는 닉네임이 더 유명=‘바리밀 특급’ 철도청불교단체신행협의회(이하 철불협), ‘달리는 법당, 거리의 포교사’ 한국운전사불자연합회(이하 운불련), ‘어둠에 광명을’ 전력인불자연합회, ‘금융계 불자회의 터줏대감’ 한국은행 불교회 등은 불자회의 고유 이름보다 따라붙는 닉네임이 더 유명하다. 특히 지난 2000년 창립한 철불협은 정찬연 사무국장이 처음 ‘바라밀 특급’이라는 애칭을 제안,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불교용어와 철도의 이미지를 합친 이 애칭은 ‘가장 빠르고 편안한 열차처럼 깨달음에 세계로 나아가자’는 철불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운불련 또한 86년 창립 초부터 줄곧 ‘달리는….’이란 애칭을 불자운전기사의 사명이자 긍지로 삼아오고 있다. 또한 자비 실천을 위한 지침으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전국 각 지역 사찰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교통질서 지키기, 손님에게 친절하기, 부처님 오신날 제등행렬에는 택시에 연등을 달고 행사 진행을 돕는 등 ‘달리는 법당, 거리의 포교사’로서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