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봉은사에서 원로대덕 큰스님들의 감로법문을 들을 수 있는 법석이 펼쳐진다.
불기 2547년을 ‘신앙회복 원년의 해’로 선포한 강남 봉은사(주지 원혜)가 그 첫 발걸음으로 동안거 해제일인 15일부터 21일까지 7일 동안 고승 대덕 스님을 초청, 참다운 믿음, 참다운 신행, 참다운 원력의 법문을 듣는 ‘고승초청대법회’를 봉행한다.
매일 오전 10시 30분 법왕루에서 열리는 고승초청법회에서 법문하는 석주(봉은사 조실) 도원(원로의장) 지관(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 천운(대흥사 조실) 성수(법수선원 조실) 원명(원로회의 부의장) 무비(교육원장) 큰스님은 수행과 포교에서 한국불교의 표상으로 존경받는 어른들이다.
이번 안거기간 연구와 수행에 전념해온 고승 대덕스님 초청 대법회는 새해 새롭게 신행의 기틀을 잡는 좋은 인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대화 현대화의 상징인 서울 강남의 복판에 위치한 봉은사에서 고승초청 대법회를 개최됨으로써 욕망에 쫓기고 허상에 얽매이는 현대를 사는 중생들에게 큰 깨달음과 삶의 지표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봉은사 주지 원혜스님은 “올해 출가대중은 물론 재가대중 모두가 청규를 생활화 할 것을 다짐했다”며 “고승 대덕 스님의 법문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깨달음의 길로 가겠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봉은사는 고승초청대법회를 계기로 한국불교계에 새로운 신앙결사체를 선보인다. 15일 법왕루에서 발족하는 ‘만일염불회'는 매주 월~목요일 오후 2시 간경, 108참 회, 주력등의 신행활동에 주력, 신앙회복을 통해 신심을 바로잡고 신행활동을 구현한다는 취지에서 결성된다.
* 감로법 설할 큰스님들
봉은사 고승초청법회에는 봉은사 조실 석주 큰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도원 큰스님, 동국대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가산불교연구원장인 지관 큰스님, 대흥사 조실 천운 큰스님, 법수선원 선원장 성수 큰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원명 큰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큰스님등 7명의 큰스님들이 법문한다. 다음은 큰스님들의 간략한 이력이다.
0 석주스님 2월 15일(토) 무애자재한 경지 지녀
“나고 죽음은 대수롭지 않은 일상사입니다. 깨달음의 도리 알려면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소를 찾아 길을 들이고 난 뒤 저자거리로 나와 역경을 딛고 포교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석주스님은 1909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했다. 1923년에 서울 선학원에서 남전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6년동안 선학원에서 행자생활을 했고 범어사 강원에서 이력을 마쳤다. 상원사 한암스님 회상에서 안거를 든 이후 금강산 마하연, 금정선원 등에서 수선안거를 성만 했다. 불국사 주지 선학원 이사장 조계종 총무원장(2회) 은해사주지 조계종 초대 포교원장 동국역경원 이사장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등의 많은 소임을 거쳤다. 행정이면 행정, 수행이면 수행, 포교면 포교 다방면에서 조용히 그리고 부지런히 맡은바 소임을 다했다. 석주스님과 함께 떠오르는 단어들은 어린이 포교, 애종심, 역경사업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족적을 남겼으나 이 세 분야에 있어서 석주스님의 그림자는 자못 크다. 석주스님은 지금도 포교를 위한 전시회라면 수십 장씩 글씨를 써 주기도 하고 역경사업을 위한 일이라면 노구를 일으켜 달려가 법문한다.
0 도원 스님 2월 16일(일) 종단의 방향제시하는 어른
“부모 친구 이웃 등 모두가 부처입니다. 서로 섬기고 살면 더불어 잘 살지요”
많은 불자들이 무심의 경지에 이르러 우주법계에 충만한 부처님을 늘 만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에 촌각을 아끼며 팔공산의 기운을 지켜가고 있는 도원 스님. 스님은 “여과없이 받아들인 물질숭배가 자기상실과 이기주의 원인이며 의식개혁으로 본래자리 찾아야 한다”고 불자들에게 강조한다. 1928년 경북 영천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도원스님은 12살 때는 숨이 거의 넘어가 거적에 덮힌 채 하룻밤을 지내기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스님은 그날 밤 어린시절 소풍갔던 수도사에서 참배한 관세음보살님을 친견하고 다시 깨어났다. 그렇게 시작된 불연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동향인 은사 고송 스님이 상좌를 구하러 마을에 왔을 때 부모님들의 권유로 고송스님을 만나면서 열매를 맺었다. 그 다음날 절로 들어와 버린 스님은 41년 고송스님을 은사로 득도, 51년 동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다음 월정사 주지, 학교법인 능인학원 이사장, 학교법인 동국학원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0 지관스님 2월 17일(월) 경 율 론 삼장에 두루 능통
“계율 지키는 삶이 부처님과의 약속이며, 불제자의 의무입니다. 삼귀의 오계를 수지하고, ‘나는 불자’ 명심 양심 속이지 마세요”
지관스님은 항상 불자들에게 묻는다. ‘경전공부 왜 하느냐?’고. 스님은 “신심을 일으켜 생활좌표를 삼고, 이타행 실천위함”이라고 강조한다. 지관스님은 15세때 해인사에서 율사 자운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1957년 해인사 강원 대교과를 졸업하고, 63년 마산대에서 종교학을 공부했으며, 76년 동국대 대학원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님은 강원 졸업이후 70년까지 해인사 강원 강주로 후학들을 지도했으며, 70~72년, 93~96년 해인사 주지를 맡았다. 스님은 75~98년 동국대 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86∼90년 동국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 명예교수이자,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원장이다. 지난 1월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원로의원으로 추대됐다. <불교대사림> 등의 간행외에도 <남북전육부율장비교연구> <비구니계율연구> <계율론> 등과 같은 율학관련 교재를 발간해, 율풍진작에도 힘썼다. 또한 1974년 펴낸 <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는 한국불교학 자료의 서지적 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0 천운스님 2월 18일(화) 실천 수행하는 호남불교 대부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풍성한 열매를 얻습니다. 남의 고통 나몰라라 하니 세상 더 각박하지요. 있는대로 다 베풀면 또 채워지는 법입니다”
천운스님은 늘 불자들에게 남의 단점을 스승으로 삼고 남의 장점도 스승삼아 몸과 마음에 밴 악습 고쳐야 선한마음 선한행동 드러난다고 법문한다. 불교의 불모지인 호남지역에서 중흥의 기틀을 다진 천운스님. 스님은 호남에서 ‘처음’이란 단어와 익숙하다. ‘알고 가는 길’ 이란 포교지를 만들어 신도들에게 나누어준 것도 처음이고 찬불가를 보급시킨 것, 어린이 중고등학생법회, 수련회를 만든 것도 호남에서는 선두주자에 속한다. 그만큼 스님은 남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고 실천하고 이끄는 수행자다. 스님은 1930년 전북 고창 生으로 47년 월정사서 지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58년 선운사서 지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60년 선운사 도솔암 대교과를 수료하고 송광사, 용암사, 도갑사 등에서 안거를 성만했다. 구례 화엄사, 해남 대둔사 주지를 역임했고, 지난 97년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이며, 대흥사 조실이다.
0 성수스님 2월 19일(수) 한국불교 대표 수행납자
“생사관 알고 수행에 몰입해야 합니다. 밝음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며, 철저한 믿음은 장애 없애줍니다”
‘깨달음 향한 수행은 下心에서 시작된다’며 토굴에서 30~40명의 대중들과 함께 지독하고 까다롭게 수행하는 성수스님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납자로 이름이 높다. 스님은 1923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났다. 1944년 부산 내원사에서 성암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고 1948년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총무원 포교부장, 조계사 해인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장 등을 역임했다. 세계불교도 대회에도 한국대표로 참석 세계불교교류에도 공헌했다.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이며, 경남 안위 황석산 황대선원의 조실로 주석하고 있다. 유난히 추운 겨울에도 겨우 냉기가 가실 정도의 서늘한 방에서 정진하는 성수스님. 스님이 선원에서 항상 강조하는 게 절약이다.
0 원명스님 2월 20일(목) 대구불교 활성화한 ‘효상좌’
“집착 놓아버리면 절로 행복해집니다. 불법은 실천입니다. 내 마음의 깨끗함 그것이 진리의 고향입니다”
원명스님은 대구지역 불교활성화를 위해 헌신해왔다. 또 구산-효봉스님 모신 ‘효상좌’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만큼 스님은 항상 불자들에게 “효는 백행의 근본이며 사람의 됨됨이 효심이 척도”라고 법문한다.
원명스님은 책상에 송곳을 꽂고 수행하던 은사 구산스님과 절구통 수좌로 유명한 효봉스님을 모셨다. 그런 만큼 수행에 있어서는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스님은 1930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하여, 1943년 금릉 수도암에서 구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2년 대구 보현사 주지 1978년 중앙종회의원 1979년 순천 송광사 주지를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원로의원이다. 스님은 1981년 9교구 동화사 말사이외의 조계종 사찰들의 모임인 대구사원주지연합회를 창립하고, (사)마하야나 불교문화원을 설립, 1989년 불교대구교육원, 수성구청소년회관, 대구불교회관을 운영하고 있다. 스님은 광주사암연합회와 매년 지역화합법회를 열어 지역감정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0 무비스님 2월 21일(금) 특유의 선적 견지와 교리해박
“불교를 공부하는 일이나, 화엄경을 공부하는 일은 바닷 속에서 모래알을 세는 것처럼 늦지만 마냥 즐겁고 행복합니다.”
10여년간에 걸쳐 80권 화엄경을 완역, 민족사에서 전12권으로 펴낸 무비스님은 특유의 선적견지와 해박한 교리해설로 정평이 나있다. 스님은 항상 불자들에게 “사람이 부처님”이라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부처와 부처의 관계로 전환시켜 나갈 때 일상의 모든 문제와 갈등은 해소된다”고 강조한다. 스님은 1958년 덕진 스님을 은사로 동산 스님을 계사로 범어사에서 사미계를 수지하고 1965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64년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월정사 탄허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으며, 범어사 강원을 비롯해 제방 강원에서 강사와 강주를 지냈다. 1981년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을 거쳐 1997년 조계종립 은해사 승가대학원장과 1999년 조계종 승가고시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교육원장이다. 저서로는 <화엄경> <화엄경강의-근봅법회> <금강경강의> <금강경오가해> <지장경강의> 등이 있다.
* 고승초청법회 일정
기간 : 2월 15일 ~ 2월 21일(7일간)
법사 :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스님 여섯 분, 무비스님(교육원장)
날짜별 법사내용
번호 날짜 요일 법 사 비 고
1 2.15 토 석주 큰스님(봉은사 조실) 10시 30분
2 2.16 일 도원 큰스님(원로회의 의장)
3 2.17 월 지관 큰스님(가산불교문화원장)
4 2.18 화 천운 큰스님(대흥사 조실)
5 2.19 수 성수 큰스님(법수선원장)
6 3.20 목 원명 큰스님(원로회의 부의장)
7 2.21 금 무비 큰스님(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