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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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이 만든 연극 '님의 침묵' 무대로
"진정한 보살의 길은 무엇입니까?"
"보살의 되려거든 중생을 자식같이 여겨라. 크게 사랑하고 크게 버릴지어다."

2월 6일, 금정문화회관 소극장 무대에서 종립학교인 금정중학교(교장 유기윤) 연극영상반 '해오름'(지도교사 이석언 교법사) 학생들이 마치 법문 같은 대사를 외며 연극 연습에 한창이었다. 불교 연극 '님의 침묵'은 해오름 제2회 정기 공연작으로 이석언(42) 교법사가 뮤지컬 '님의 침묵'을 토대로 직접 대본을 썼다. 한용운 스님의 구도여정과 3.1운동 등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파라미타, 불교보이스카웃인 범어수효반 등의 학생 18명과 여자 역할을 위해 이지륜 과학 교사, 대진정보통신고 이주연 학생 등 모두 20명이 출연하며 공연시간이 2시간을 넘는 대작이다.

출연자도 많고 공연시간도 길다보니 연습은 당연히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12월부터 방과후를 이용해 시작된 연극 연습은 방학인 요즘은 하루종일 이어진다. 6일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까지 난방도 안 되는 소극장에서 연습이 계속됐다. 대사 외우기가 끝나 지금은 감정 몰입과 인물 성격 표현에 주력하고 있어 연기 지도에 까다로운 이 교법사의 꾸중도 잦아진다. 그러나 추위와 꾸지람에도 학생들은 즐겁기만 하다.

만해 스님역의 태호는 "친구들과 함께 1919년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고 만해스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어 너무 뜻깊다."며 연극의 즐거움을 말했다. 또한 연곡대사를 맡은 오모택 학생은 "법문을 주고받는 부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대사도 많지만 민족을 위해 살다 가신 만해스님의 삶을 존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모택이는 이번에 국제영화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기쁨도 누렸다. 옆에 있던 영하와 영철이도 말을 거든다. "연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내가 모르고 있던 불교나 바르게 사는 법, 나라를 위하는 큰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창단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았던 '해오름'은 교육청 주최의 각종 연극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지난해 제작된 영화 <몽정기>에 출연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경주불교학생회 출신으로 이미 고등학교 때 <감로수>라는 불교연극 연출했고, 교사 극단 '조명이 있는 교실' 창단 멤버이기도 한 이석언 교법사의 오랜 연극 경륜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이 밖에도 일체의 무대 장치를 제작해주는 신도현 처사와 김성득 미술교사를 비롯 범어사, 맑고 향기롭게 등의 재정지원이 한데 어루어져 탄생한 '님의 침묵'은 27일 오후 3시는 학생들에게, 6시 30분은 일반에게 무료로 공연된다.

연출, 대본, 연기 지도, 재정 충당까지 도맡고 있는 이 교법사는 "불교연극이나 영상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불교를 쉽고 재미있고 전하려는 관심과 투자가 아쉽다"며 "앞으로 성철스님, 동산스님 등 고승 대덕의 삶과 가르침을 소재로 한 청소년 불교연극 대본을 만들 것"이라며 연극과 불교의 만남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3-02-07 오전 8: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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