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4월 5일 첫 걸음을 뗀 이 프로그램은 방송개시 13년만에 6백회 방송의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프로듀서만도 최윤희 PD를 시작으로 지금의 문태준 PD까지 8명에 이른다. 진행도 정목스님을 비롯해 덕신스님, 해성스님, 그리고 현재의 도현스님까지 내노라 하는 인기 방송인 스님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제작진은 이처럼 여러차례 바뀌어 왔지만 사회의 무관심속에 소외받고 있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하고 보시행을 펼치는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만은 한번도 퇴색된 적이 없다.
특히 노점상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진영화(373회)씨, 전신 45%의 화상을 입고 절망에 잠긴 서희정씨(384회), 알콜중독자인 남편 뒷바라지에 힘겨운 삶을 살다 그 충격으로 실명된 김현순(392회)씨 등의 애절한 사연이 소개되자 청취자들의 후원이 쇄도해 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와 치료비를 마련해 주었다. 후원의 손길이 조금만 일찍 미쳤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세살된 아이가 백혈병에 걸렸지만 가난 때문에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제작진에게 ‘평생 동안 다 갚지 못할 큰 도움을 받았다며 자신도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서 살겠다’는 감동 어린 내용의 서신을 보내오기도 했다. ‘거룩한 만남’은 개인 뿐만아니라 단체에게도 후원의 손길을 보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는‘나눔의 집’에 전문 요양원 건립기금을 보냈고(584회), 지난 8월 태풍으로 큰 수해를 입은 ‘강릉 자비원’(598회)을 돕기도 했다.
1회 방송에 평균 5백만원~1천만원이 답지하는 뜨거운 성원에 힘입은 ‘거룩한 만남’은 그동안 총 630여 세대에 걸쳐 30여억원의 성금을 지원했다. 성금뿐만 아니라 노숙자들을 위해 겨울철이면 옷과 이불, 쌀 등을 보자기에 쌓아 직접 방송국으로 찾아오는 열성 청취자 덕분에 후원품도 상당수 보시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92년과 98년 한국방송대상 2회 수상을 비롯해 93년에는 한국프로듀서상 진행자상, 2001년‘이달의 PD상’등을 받기도 했다.
문태준 PD는 “사회의 세태가 변해 겉으로 드러난 그늘진 곳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이혼 등으로 편부모 가정이 늘고 있다”며 “이들은 실제로 어렵게 살아가지만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앞으로 이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기획할 것”이라고 계획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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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방송될 6백회 특집 ‘새로운 시작, 함께 여는 세상’에서는 지난 6일 불교방송 3층 대법당에서 열렸던 기념행사중 시각장애우들에게 ‘책상용 확대독서기’와 ‘간편형 확대 독서기’를 지급하며 청취자들과 결연을 맺어주는 내용을 방송한다. 한편 ‘거룩한 만남’제작진은 이날 행사장에서 시각장애우들에게 월운 스님(동국대 역경원장, 봉선사 조실), 법산 스님(동국대 정각원장), 성열 스님(서울 강남포교원장), 본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유수 스님(정토회 대표) 등 다섯 스님의 법문이 담겨 있는 ‘걸림없이 살줄 알라’를 CD로 제작해 무료 배포했다.